지난해 5월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제3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고(故)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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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참상을 목격하고 세계에 알린 미국인 목사 2명의 부인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김 여사가 편지를 보낸 사람은 계엄군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아놀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버라 피터슨 여사와, 광주 참상을 기록해 해외 언론에 기고한 고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 여사다. 두 사람은 1969~1985년 사이 남편과 함께 광주에 머무르며 선교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편지를 통해 "도로는 막히고 통신은 끊기고 신문과 방송은 가위질당하던 그때, 광주의 의로운 항거와 광주 시민들의 인간애를 전 세계에 알린 두 목사님의 용기 있는 행동을 기억한다"며 "불의와 폭력 앞에서 분노하고 행동했던 두 분 가족의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두 분은 누구보다 더 광주의 참혹한 현실을 아파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끝까지 남아 광주 시민들과 함께했던 두 분 가족의 의로움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슨 여사와 헌틀리 여사는 최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논란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5·18 항쟁을 북한 특수군 600명이 주도한 게릴라전으로 묘사한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여사는 "후안무치한 거짓말에 대해 두 분이 목격자로서 뜨거운 증언을 해 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작가 한강의 소설 '5월이 온다'에서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라는 한 구절을 인용하며 "여전히 장례식 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여전히 역사의 진실을 지우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두 여사를 향해 "불의에 항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광주의 영원한 증인이 돼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민주주의를 위한 광주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여사는 편지와 함께 홍삼 건강식품을 선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선물은 지난 28일 주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를 통해 피터슨 여사에게 전달됐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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