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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No, No, No, No, No, No, No, No.'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방안 마련을 위해 끝장투표까지 실시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대안 찾기에 실패했다. 제2 국민투표 개최, EU 관세동맹 잔류 등 8개 대안 모두 줄줄이 부결됐다. 사퇴 배수진을 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며칠 내 EU와의 기존 합의안을 3차 승인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27일(현지시간) 오후 브렉시트 대안 8가지를 놓고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했지만 모든 안건이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투표에 부쳐진 8개 안건은 아무런 협정 없이 4월12일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을 통한 '공동시장 2.0', 관세동맹 잔류, 브렉시트 철회, 제2 국민투표 등이다. 하원의원들은 각각의 옵션에 대해 '찬성(Aye)' 또는 '반대(no)'로 의사를 표했다.
투표 결과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남는 대안이 그나마 가장 적은 8표 차(찬성 264표ㆍ반대 272표)로 부결됐다. 반드시 제2 국민투표를 거치도록 하는 대안 역시 부결됐지만 찬성표는 268표로 가장 많았다. 노 딜 브렉시트는 반대표가 400표에 달했다.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최선의 안인지, 정부의 입장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8개 대안 가운데 관세동맹 잔류, 제2 국민투표 등 2개 대안에 대한 지지가 2차 승인 투표 당시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받은 찬성표(242표)를 웃돈다고 강조했다.
의향투표와 별개로 메이 총리는 이르면 29일 3차 승인 투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의향투표를 앞두고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참석,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나라와 당에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이 자리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퇴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오는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로 내다봤다. 그러나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 중인 민주연합당(DUP)이 곧바로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회 승인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이 총리의 후임으로는 2016년 국민투표 당시 EU탈퇴파를 이끌었던 보수당의 유력정치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부 장관 외에도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부 장관, 제레미 헌트 외무부 장관 등이 꼽힌다.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메이 총리의 사퇴 가능성이 보도될 때마다 총리대행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차 승인투표와 무관하게 집권 보수당 내 당권경쟁이 촉발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점은 공식적으로 연기됐다. 이날 하원은 브렉시트 시기를 4월12일(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시) 또는 오는 5월22일(합의안 통과 시)로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 행정입법안을 찬성 441표, 반대 105표로 가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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