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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두 딸도 엄마도 '릴레이 갑질'…아빠 조양호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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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양호 회장이 대표 이사 자리를 내놓게 된 것은 거슬러 올라가 보면 5년 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딸인 조현아 씨가 기내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서 항공기를 되돌렸던 세계적인 사건으로 조양호 회장 가족의 갑질 행태는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둘째 딸인 조현민 씨, 또 부인 이명희 씨의 갑질, 막말 논란과 함께 횡령, 탈세, 밀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더 이상 회사 경영을 맡길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 과정을 한승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시작은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이었습니다.

당시 조현아 부사장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활주로로 가던 항공기를 게이트로 되돌렸습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진가는 잠시 자숙의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4년 만에 조양호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씨의 물컵 갑질로 다시 주목받게 됐습니다.

조 씨가 함께 회의 중이던 광고 회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졌다는 겁니다.

[조현민 :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물컵을) 사람 쪽에 던진 적은 없습니다.]

피해자들과 합의하면서 불기소 처분됐는데 이번에는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의 폭언과 폭행 사실이 불거졌습니다.

[이명희 : 세트로 다 잘라버려야 해! 잘라! 아우 저 거지같은 놈, 이 XX야. 저 XXX의 XX, 나가!]

연이은 갑질 행태에 조 회장 가족은 거센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직원들은 가면을 쓴 채 촛불을 들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 우리가 없다면 그들도 없다는 것을 우리가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주인은 오너 일가가 아니라 우리들입니다.]

직접 목격했다는 구체적인 제보들이 쏟아졌습니다.

폭언 폭행뿐 아니라 항공기를 이용한 밀수,

[대한항공 기장 : 객실 승무원들끼리 하는 얘기 들어보면 체리라든지 양배추까지 이렇게 날랐다고 하니까…]

불법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

[전직 기사 : 필리핀 여자가 있었어요. (휴가) 갔다가 일이 너무 힘드니까 안 온 적이 있었어요. 필리핀 지점장 통해서 잡아다 다시 끌고 온 적도…]

아들 조원태 씨의 부정 편입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경찰과 검찰, 공정위, 국토부 등이 일제히 조사에 착수하면서 이들의 행동이 단순한 갑질에 그친 것이 아니라 회사의 경영에 직접적인 위협일 수 있다는 것이 속속 드러났습니다.

계열사인 진에어는 외국인인 조현민 씨가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던 점이 밝혀지면서 면허 취소 위기에 내몰렸고 조 회장 본인도 기내 면세품 매입 과정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고 수수료를 챙기는 등 대한항공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조양호/회장 : (두 딸과 아내에 이어서 서게 됐는데 국민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검찰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조양호 회장의 불명예 퇴진까지 불러온 것은 가족들의 갑질에 대한 공분, 재벌이 갖춰야 할 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였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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