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최저임금 인상속도 조절 개진 시사
벤처 차등의결권은 '일몰' 설정해야
약속어음 폐지도 점진 추진할 것
“저는 최저임금을 정부가 모두 안고 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각 지자체별로 (따로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정부는 하한선만 정해서 ‘이 밑으로는 못 내린다’고 하는 게 어떻겠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여·야 의원님들의 의견도 수렴해야겠지만, 최저임금 인상속도도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소상공인계의 의견이 수렴될 수만 있다면 최저임금 인상속도 조절은 물론이고 지역별 차등적용까지 개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자는 최저임금 업종·규모별 차등적용을 요구하는 소상공인 업계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제가 의견개진을 할 순 있겠지만, 최저임금의 적정한 상승률은 한 사람의 의견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라며 “의견수렴을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비상장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부여 추진안에 대해선 ‘일몰기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벤처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의) 얘기를 듣고 차등의결권을 공론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비상장 주식을 중심으로 최대 5년까지 일몰 기간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부여에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약속어음을 폐지해 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약속어음은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데에 동의한다”며 “취임하게 된다면 관계부처와 (약속어음과 관련해) 시간대별 계획을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약속어음을 폐지하는 예고기간을 주고 연착륙을 해야 한다는 게 박 후보자의 입장이다.
다만 이번 인사청문회는 박 후보자의 ‘자료제출’ 문제를 두고 여야가 심각한 갈등을 보이면서 정책보다는 ‘진위공방’ 양상으로 이어졌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료 없이 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 연기를 요청했으나 여당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자료 요청을 해도 ‘개인정보다’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로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금융거래 내역, 통장 입출금 내역, 배우자의 임대소득세 납부 내역 등을 폭넓게 달라고 요구하는 게 ‘무리한 제출 요구’라고 비난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하는 건 투망식 자료요구”라며 “완전 신상털기”라고 주장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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