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장 벤투 패장 케이로스 |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축구가 마침내 A매치 6경기째 만에 '케이로스 악연'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이번 승리는 한국에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 탈락으로 분위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인 볼리비아에 1-0 진땀승을 거둔 한국은 FIFA 랭킹 12위인 '강적' 콜롬비아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과시하며 2-1로 승리를 따내며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콜롬비아는 올해 한국이 치른 A매치 상대 가운데 가장 FIFA 랭킹이 높은 팀이었다.
더불어 한국은 콜롬비아를 지도하는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과 얽힌 '무승 징크스'에서도 벗어났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달 콜롬비아 지휘봉을 잡기에 앞서 8년 동안 이란 대표팀을 이끌면서 한국을 상대로 4승 1무의 성적표를 거두며 '천적 사령탑'으로 명성을 날렸다.
더구나 2013년 6월 울산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예선 경기에서 이란이 1-0으로 승리한 후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리면서 한국 축구 팬들의 '공적'이 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와 맞섰고, 팬들은 '케이로스 악연'을 끝내주기를 기대했다.
벤투와 케이로스 |
공교롭게도 벤투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은 사제관계로 끈끈한 정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대결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케이로스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던 1992년 1월 벤투 감독은 대표팀에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 때문에 이번 대결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과는 좋은 인연이 대부분이었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한 지도자"라며 "과거의 일은 그 순간으로 덮어두고 싶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결국 태극전사들은 콜롬비아와 대등하게 맞서며 2-1 승리를 따냈고, 벤투 감독은 사제대결에서의 승리와 함께 대표팀과 얽힌 '케이로스 악연'도 끊어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경기가 끝난 뒤 벤투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은 서로 가볍게 포옹을 하고 격려하며 마지막 '사제의 정'을 나눴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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