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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제조사 탈 벗은 애플, 넷플릭스에 도전장...'TV+·뉴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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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애플이 신개념 TV 스트리밍과 뉴스 사업을 발표하며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회사로의 탈바꿈을 본격화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새로운 TV 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와 번들형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애플카드’를 발표했다.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 언팩(공개)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디지털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이처럼 큰 이벤트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일부 정보기술(IT) 매체는 이날 이벤트를 2011년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8년 만의 극적인 대전환으로 표현했다.

애플의 새 서비스 사업은 차이나 쇼크로 대변되는 글로벌 시장의 아이폰 매출 저하를 타개하기 위한 사업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구독(subscription)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다.

먼저 애플 TV플러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 애플 TV 앱 적용 기기 등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14억 개의 애플 디바이스를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활용한다는 사업 전략 아래 발표됐다. 애플 TV 앱이 연동되는 기기에는 삼성·LG·소니의 스마트TV도 포함된다.

이날 이벤트에는 엔지니어들이 주로 나오던 기존 애플 행사와 달리 유명 TV·할리우드 스타들이 줄줄이 연단에 등장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나와 어릴 적 아버지가 들려주던 스토리에 영감을 받은 ‘어메이징 스토리’(Amazing Stories)라는 SF쇼를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니퍼 애니스턴과 리즈 위더스푼은 TV 시리즈 ‘모닝쇼’에 출연한다. 영화 ‘아쿠아맨’ 주인공 제이슨 모모아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우는 시리즈 ‘씨’(Sea)에 캐스팅됐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마지막으로 등장해 애플에서 두 가지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고 약속했다. 애플이 자체 제작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로 넷플릭스 등에 대적하겠다는 개념이다. 기존 콘텐츠로는 HBO, 쇼타임, 에픽스 등이 포함된다.

미 방송업계에서는 애플 TV플러스가 넷플릭스의 몰아보기(binge watching)에 대응할 대항마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1억3,9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이다. 넷플릭스가 시장을 선점한 만큼 애플은 디즈니, 아마존, AT&T 등과 2위를 놓고 다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스트리밍 시장은 최근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 AT&T의 타임워너 인수로 미디어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면서 넷플릭스, 훌루, 디즈니, AT&T 등 간에 치열한 패권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쿡 CEO는 이날 또 내셔널지오그래픽, 피플, 빌보드, 뉴요커 등 300개 이상의 매거진, 월스트리트저널(WSJ), LA타임스 등 주요 신문을 망라한 번들형 신문·잡지 디지털 구독서비스 ‘뉴스플러스’를 선보였다. 애플은 오프라인으로 각각 받아보면 연간 8,000 달러가 드는 구독 서비스를 월 9.99달러에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애플은 이어 첫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도 선보였다.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제휴하고 애플맵과 연동해 카드 사용처를 추적할 수 있는 카드로 모바일에서 완벽하게 통제 가능하다고 애플은 소개했다. 또 연회비, 해외사용 수수료가 없고 2%의 캐시백(결제 시 일정액을 돌려받는 혜택)이 적용된다.

애플카드는 사용자가 애플 월렛 앱에 신청해 디지털 카드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 실물이 있는 애플카드는 티타늄 소재에 정교한 레이저 성형으로 디자인했고 카드번호와 검증번호(CVV), 유효기간, 서명 등이 없어 완벽한 보안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은 설명했다. 애플카드는 애플 페이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새로운 게임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도 선보였다. 애플은 지난해 전체 매출(2,656억 달러)에서 스트리밍 등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14%(371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이번 발표 이후 하드웨어에서 서비스 쪽으로 매출 비중을 급격히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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