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애플 TV’ 미리보기…넷플릭스·아마존 잡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애플이 ‘넷플릭스 킬러’를 표방하는 TV 서비스를 25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여 온 애플이지만 ‘TV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진출은 여러 면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행보다.

◆리스크와 경쟁자 가득한 시장 왜?

애플 하면 아이폰, 맥 컴퓨터, 아이팟 등이 떠오르지만 이는 곧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애플 스스로도 이제 장비 자체가 아닌 그 안에서 벌어질 ‘서비스’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영 일간 텔레그레프는 25일 “지난 수년간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 거대한 사업적 기반을 쌓아왔다”며 “이 안에 앱스토어, 아이튠즈, 애플뮤직, 애플페이, 아이클라우드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이들 소프트웨어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지난해 369억만달러로 아이패드나 맥 판매보다 많았다. 반면 아이폰 매출은 15% 하락했다.

이번에 진출하는 TV·동영상 스트리밍의 경우 지금까지보다 한발 더 나아간 서비스 중심의 행보다. 성공했을 때 가장 큰 혁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애플은 보고 있다. 오프콤(Ofcom)에 따르면 2017년 영국에서만 TV 및 스트리밍 서비스에 지불된 금액이 87억만파운드에 달한다. 영국 국민들은 하루 평균 5시간을 TV나 온라인에서 영상 시청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26억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 411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스트리밍 시장이 영화 시장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세계일보

이 시장의 가장 큰 경쟁자인 넷플릭스는 2012년 말 대비 주가가 2400% 증가했으며 1억5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이미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할리우드 콘텐츠 공룡 디즈니와 HBO를 가진 통신사 AT&T도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텔레그래프는 “(애플의) TV 시장 진출은 부진한 매출을 뒤엎기에 다소 대담한 시도이며 이를 위해 애플은 수년간 준비를 해왔다”고 분석했다. 2017년 애플은 소니 임원인 두 명의 오리지널 영상 제작 전문가 제이미 엘리치(Jamie Erlicht)와 재크 반 앰버그(Zack Van Amburg)를 영입했다. 유럽에서는 BBC와 채널4 임원이었던 제이 헌트(Jay Hunt)를 데려왔다.

이미 애플뮤직의 성공적 정착을 경험한 애플이기에 TV 서비스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후발주자이지만 애플의 강점은 전 세계적으로 10억개 넘게 보급된 애플 기기다. 아이폰 등에 미리 설치하는 방식으로 애플뮤직은 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다만 TV 산업은 이렇게 흔들기에는 더 큰 도전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오리지널 ‘애플쇼’ 시리즈 20개 이상 출격대기

애플의 TV·동영상 스트리밍이 넷플릭스 등과 얼마나 유사할지, 어떤 콘텐츠가 담길지 등은 가장 큰 관심사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애플 쇼’(Apple Shows)라 불리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개 이상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보안에 부쳐진 채 제작되고 있다.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스티브 카렐 등이 출연한 모닝 토크쇼 관련 드라마, 스필버그 감독의 단편 SF 시리즈 ‘어메이징 스토리’ 재상영, 유명 MC 오프라 윈프리가 수년 계약을 했다는 등의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제작자 측은 애플의 관리 감독이 너무 심하다며 좌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작 보안 요청은 물론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에도 과도한 개입을 한다는 볼멘소리다. 팀쿡 CEO가 직접 래퍼 닥터 드레가 총기와 마약 등을 등장시킨 편을 취소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더스 애널리시스의 탐 해링턴은 “프로그램들이 리스크를 안거나 논쟁적이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HBO나 넷플릭스 등이 원색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로 많은 이들을 끌어모은 것과 대비된다.

◆애플TV는 ‘요란’…아이패드, 맥 출시는 ‘조용히’

보통 애플의 신제품 공개가 화려하게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되는 것과 달리 이번주는 조용했다. 아이패드 새 버전과 맥 컴퓨터 업데이트, 2세대 에어팟 헤드폰 등이 소리소문없이 온라인으로만 공개된 식이다.

모두 그 다음주에 열릴 ‘본게임’을 위한 조용한 출시였다. 25일 열리는 미디어쇼에서는 새로운 장치는 전혀 공개되지 않으며 그 자리를 채우는 건 ‘TV·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된다. 아이폰 론칭이 이뤄지던 그곳에 무형의 서비스가 대체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가장 야심 찬 미디어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이라며 애플이 이 사업을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