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개막전 등판 소식 알린 다저스 트위터. /사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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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57]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로 2019시즌 다저스타디움의 마운드에 오른다. 이로서 류현진은 박찬호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한국인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프로야구에서 개막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짧게는 5~6개월의 휴지기를 가진 후, 팬들과 미디어에 팀의 새로워진 모습을 보이는 자리가 바로 개막전이다. 때문에 팀들은 정성을 들여 개막전을 준비한다. 경기력이나 이벤트 모두 마찬가지이다. MLB의 개막전은 162경기의 한 경기이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첫 번째 경기이다. 그리고 그 첫 경기 시작은 선발투수의 힘찬 투구로 시작한다. 팀으로서는 최고의 투수, 즉, 에이스가 나서게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이며, 또 팀 스스로의 의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2019시즌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투수는 류현진이다.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로 하던 다저스의 LA시대는 1958년에 열렸다. 첫 개막전 선발투수는 당대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돈 드라이스데일이디. 돈 드라이스데일과 샌디 쿠펙스는 다저스는 물론이고,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 원투펀치 중, 하나로 손꼽힌다. 드라이스데일은 1958년을 포함해 4번 연속으로 개막전 선발로 나섰고, 총 7번이나 다저스 개막전에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MLB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서 역투하는 류현진 /사진=피닉스[미 애리조나주]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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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MLB 명문 팀 중, 하나이다. 비록, 성적면에서 양키스와 비견되지는 못하지만, 6번의 월드시리즈 제패, 그리고, 내셔널리그를 무려 23번이나 우승한 팀이다. 그동안의 개막전 선발로는 드라이스데일 외에 돈 서턴(7회), 페르난도 발렌수엘라(6회), 라몬 마르티네즈(5회), 오렐 허사이저(4회), 케빈 브라운(3회) 등이 있다. 모두 당대 최고의 투수들이다. 이 중, 드라이스데일, 마르티네스와 허사이저는 사이영상 수상자이다(참고로, 다저스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사이영상 수상자를 배출한 팀이다). 사이영상 3회에 빛나는 샌디 쿠펙스 같은 최고 투수도 다저스 개막전 선발로는 1번밖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다저스에서 가장 많은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선 투수는 클레이턴 커쇼이다(커쇼 또한 사이영상 3회 수상자이다). 커쇼는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 최다 기록, 연속 기록 모두 커쇼가 가지고 있다. 커쇼가 예전만큼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는 MLB 최고 투수 중, 하나이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던 선수이다. 2019시즌에도 그가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이 유력했다.
그러나, 커쇼는 현재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결국,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류현진이 채웠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에 대해서 그 의미를 축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커쇼를 제치고, 지난해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나섰다. 게다가 시범경기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지난 하반기부터 '건강한' 류현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커쇼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해도 로버츠 감독이 어떤 결정을 했을지에 대해 쉽게 속단하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 등판이 올 시즌으로 끝날지 계속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MLB에서 개막전 선발이라는 의미는 특별하다는 것이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류현진은 어느덧 32세가 되었지만, 지난 시즌 복귀 후, 보여준 모습은 또 다른 희망을 갖게 해 주었다. 만약 계속해서 '건강한' 코리안 몬스터의 모습을 보인다면, 개막 선발이 올 시즌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첫 경기가 중요하다.
다저스 개막전과 관련해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1958년 이후, LA 다저스는 총 61번의 개막전을 치렀다. 다저스의 역대 개막전 성적은 35승 26패로 꽤 좋은 편이다. 그런데, 선발투수들이 승패를 기록한 경기는 61경기 중, 52경기인데, 정확히 26승 26패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의 승패 여부에 따라 균형이 깨질 것이다.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 경기를 주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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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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