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 경찰 유착과 마약 유통 적극 부인
“음향 컨설팅과 마케팅 조건으로 승리에게 지분 20% 공짜로 줬다”
앞서 이문호 대표는 김상교씨(버닝썬 최초 폭행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위해 경찰에 모발과 소변을 임의제출, 엑스터시 양성반응이 나온 상태다. <주간경향>은 3월 20일 이문호 대표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클럽 버닝썬 이문호 공동대표가 3월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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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나는 절대 마약을 안 한다. 마약도 적극적 투여가 있고, 술이나 물에 타서 먹는 투여방식이 있다고 한다. 버닝썬이 테이블이 55개다. 그 중 30개 테이블만 돌아도 최소 40~50잔 이상의 술을 마셔야 한다. 거기에 마약성분이 들어 있지 않았을까 생각만 할 뿐 왜 내 몸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됐는지 나도 알 수가 없다. 그 부분에 대해 변호사님이 적극적으로 발언을 해주셨다.”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 받던 날 국가인권위원회가 김상교씨에 대한 경찰의 현행범 체포는 인권침해라고 발표했다.
“김상교씨가 버닝썬 VIP 고객이었던 김하늘씨(가명)와 애나를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동영상이 찍힌 CCTV 원본이 있다. 버닝썬 내부 CCTV다. 2시간 분량의 영상인데 우리는 이미 경찰에 이 영상을 전부 제출했다. 김상교씨는 자신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내가 악랄한 마약 중증환자에다 집에 가면 마약 컬렉션이 있다고 게시했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경찰에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다했다. 아버지는 내 고향인 부산에 계시다 최근 몸이 편찮아서 서울로 오셨고, 어머니와 계속 같이 살고 있는데 집에 마약 컬렉션 있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 김씨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돼 있는 장○○ 이사의 폭행이 정당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김씨도 결백한 건 절대 아니다. 지금은 여론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아 말해봤자 소용없겠지만 분명 법원의 판단이 있을 것이다.”
-경찰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추가로 신청할 것이라고 했다.
“더 나올 게 뭐가 있나. 경찰이 우리집을 압수수색하면서 내가 해외배송받은 택배 박스를 몇 개 가져갔다. 거기서 마약성분이 검출됐다고 하는데 의류·잡화류·과자 택배박스에서 마약성분이 검출될 이유가 뭐가 있나. 미국에서 온 해외배송물이고, 나는 내 ‘개인 통관 고유번호’도 있다. 그것도 다 확인해보면 될 일 아닌가. 경찰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경찰이 내 머리털, 다리털만 네 번을 뽑아갔다. 어디다 쓰는 거냐고 물어봐도 그냥 뽑고 싶다고 가져갔다. 다 줬다. 휴대전화도 복제해달라고 하면 임의제출했다.”
-김상교씨 폭행사건이 애매한 이유는 성추행 피해자 중 한 명인 애나에게서 마약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인가.
“애나는 중국 VIP들을 한국 관광지나 클럽에 유치해주는 일종의 에이전시 대표 같은 개념으로 일했다. 버닝썬에 고정된 직원이 아니라 아레나나 옥타곤 등에도 중국인들이 가고 싶다고 하면 예약대행을 해주는 등의 일을 하던 사람이다. 애나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것은 바뀔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일이 크게 불거지기 전에 경찰이 애나의 신병확보를 못하고 있을 때 내가 애나를 설득해 경찰에 출석하도록 했었다. 그때도 애나는 자신이 예전에(2018년 9월)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유예된 이후 마약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울면서 절대 아니라고 했다.”
-마약 유통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구속된 사람 중 세 명이 버닝썬 직원이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들었다. 그 친구는 버닝썬에 정식으로 고용된 MD는 아니었다. 하지만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건 내 불찰이다. 버닝썬이 승리로 인해 더 유명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서 더 조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탈세나 각종 문제를 내지 않으려고 우리는 현금 결제와 카드 결제에 따른 MD 수수료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클럽을 관리하는 가드도 다른 곳보다 많이 고용해 운영했다. 2018년 2월 말에 개업했지만 2019년 1월부터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고작 11개월 운영하면서 경찰 유착이나 조직적 마약 유통을 운운하기에는 영업기간이 너무 짧다.”
“애나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것은 바뀔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일이 크게 불거지기 전에 경찰이 애나의
신변확보를 못하고 있을 때
내가 애나를 설득해 경찰에 출석하도록 했었다”
이문호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성현씨는 현재 전직 경찰에게 돈을 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버닝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성현 대표가 2000만원을 중간전달책인 이모씨를 통해 전직 경찰 강모 대표에게 전달한 사실을 경찰조사 과정에서 전부 진술하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 대표가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론칭 파티를 버닝썬에서 하기로 했는데 2018년 7월 7일 미성년자 출입문제가 불거졌던 게 현금을 주게 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장 론칭 파티를 준비해야 하는데 버닝썬이 영업정지를 받으면 물어내야 할 위약금이 어마어마했다. 강 대표가 이성현 대표에게 ‘2000만원만 마련해봐라. 내가 알아서 해결해보겠다’고 했다. 당시 이문호 대표는 배제하고 재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이성현 대표가 우선 자신의 돈(정확히는 이성현 모친의 돈)을 강 대표에게 지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리는 이 일에 얼마나 관여돼 있나.
“내가 아레나에서 독립해 내 클럽을 차리려고 2017년 아레나를 나와 쉬고 있었다. 클럽을 세울 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승리는 내 지인들과 승리 지인이 겹쳐서 몇 번 만나면서 가까워졌다. 아레나 손님으로 온 것도 사실이다. 당시 승리는 ‘NHR’이라는 DJ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몽키 뮤지엄 클럽을 오픈하는 데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 처음 친해진 건 2016년 디브릿지 클럽에서 승리와 크리스마스 기부행사를 하면서 파티 수익금을 기부하고 연탄봉사를 하면서 가까워졌다. 버닝썬을 계획하고 승리에게 클럽 내부 사운드 부분, 스피커와 음향, 조명, 사운드 진동(우퍼) 등에 대한 컨설팅을 맡기면서 승리에게 20%의 공짜(상여) 지분을 줬다. 여기에는 승리가 버닝썬 마케팅도 해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일이 터진 이후 승리와 연락하고 있나.
“못하고 있다. 승리 부모님께는 연락을 드렸는데 지금은 그것도 안 하고 있다.”
-정준영은 버닝썬에 몇 번이나 왔었나.
“안 왔다. 버닝썬에는 온 적이 없다. 몽키 뮤지엄에서는 두세 번 봤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승리·정준영 카톡’과는 관련이 없나.
“나와 이성현 대표님은 그 카톡이 있다는 것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 이성현 대표님은 나이가 40대 중반이다. 승리도 내가 소개해줘서 알았지 그 전까지 이런 일을 하던 분이 아니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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