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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검찰, '위탁모 아동학대치사 사건' 피고인에 징역 25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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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방어능력 없는 아이들 죽음에 이르게 해"

"피고인, 거짓말 많이 하고 잘못 인정하지 않아"

변호인 "있을 수 없는 구형, 과실치사 사건"

문양 유가족 "피고인과 변호인 태도, 유족에게 상처 줘"

이데일리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위탁모 아동학대치사 사건 피해 아동의 유가족들이 시위 중이다. (사진=손의연기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검찰이 수년간 아동학대를 저지르고 한 아이를 결국 숨지게 한 30대 위탁모에 대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서울남부지법 합의12부(부장 오상용)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아동학대처벌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피고인 김모(38)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 2016년 생후 18개월된 김모군을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로 밀어 넣어 피해자에게 14일간 치료를 요하는 2도 화상을 입히고, 지난해 10월엔 생후 6개월 장모양을 욕조 물에 밀어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등 아동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생후 15개월 문모양에게 하루 한 끼만 주고 수시로 폭행하고 신체 이상상태를 보였음에도 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은 거짓말을 너무 많이 했다. 본인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출산을 포기하지 않고 24시간 어린이집과 사설 위탁모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키워온 가정들에 충격을 준 사건”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어 “방어능력이 없는 아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데 대해 살인죄와 동일하게 양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피고인 측은 학대에 고의성이 없었음을 주장해왔다.

이날 김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대단히 불행한 사건이고, 피고인도 아기의 죽음에 대해 괴로워하는 상황”이라며 “고의를 입증할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못돼도 뜨거운 물 속에 아기를 넣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정으로는 물론 5년 이상이지만 25년 구형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고인 김씨는 “어려움을 핑계로 어린아이를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해 엎드려 사죄드리고 싶다”라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반성하고 사죄하겠다”고 울먹였다.

이날 결심공판에는 사망한 문양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유가족은 지난해 김씨에 대한 공판이 시작되기 전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위탁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문양의 아버지 문모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짐승보다 못한 위탁모에게 맞아 죽은 15개월 된 저희 딸 얘기 좀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려 20만 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결심공판이 끝난 이후 유가족은 “피고인과 변호인은 재판 내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줬으며 어이없는 발언을 일삼았다. 유족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며 이는 2차 가해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피고인이 마땅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재판부에 탄원서를 계속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공판이 끝난 직후 검찰의 구형에 대해 “문명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구형”이라며 “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이다”고 밝혔다.

선고기일은 다음 달 26일 오전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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