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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연기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아쉬움을 삼키는 사람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왜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독립 선언에 절실한지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영국의 독립기념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새롭게 독립하는 영국"이라며 브렉시트를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9일에는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기고문을 통해 "테레사 메이 총리는 50여차례나 넘게 오는 29일 EU를 탈퇴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이 총리는 아버지의 조언을 무시하면서 결국 몇달이면 해결될 일이 몇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도 "메이 총리가 어떻게 브렉시트 협상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내 아이디어를 듣지 않았다"며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이는 승리를 성취한 사람들에게 매우 불공정한 처사"라고 말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아이디어는 2017년 1월 메이 총리가 백악관에 방문했을 때 제안된 것이라고 전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당시 메이 총리에게 영국이 EU를 90일 안에 떠나겠다고 선포를 해야하며, 미국과는 패스트트랙 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드 브렉시트(EU관세동맹과 EU단일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것)'를 원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배넌 전 수석전략가는 "메이 총리는 스스로가 어떤 지렛대를 가지고 있는지, 이 사안이 얼마나 긴급한 것인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솔직히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브렉시트, 특히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는 이유는 방대한 규모의 미국산 식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딜브렉시트시 영국에선 식량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영국이 소비하는 식량의 30%가 EU에서 수입되고 있어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가격 역시 30% 폭등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백을 미국이 채우겠다는 계산이다.
마틴 도넬리 전 무역투자청(DIT) 사무차관도 "미국이 브렉시트 후 영국에 자신들의 환경과 건강 기준들을 맞추라고 요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미국은 영국에 농산물을 수출하는데 관심이 크며, 미국의 5분의 1 규모밖에 안되는 영국은 무역협정에서 미국의 요구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수출하는 자국 농산물 양을 크게 늘리게 되면, 이는 2020년 미 대선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의 가격결정권자로서의 역할도 약화시켜 자국 기업들이 제약 산업에서 이득을 보게 하겠다는 의중도 숨어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두번째는 정치적인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 EU가 더 성장하고 단일화된 행동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미국 주도의 패권 경쟁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려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로 EU가 혼란에 빠지는 걸 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EU를 향해 '적'이라고 부르거나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대해 "EU만 좋은 거래"라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자동차를 견제하기 위해 수입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것도 검토 중이기도 하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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