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 승인 전제, 시한 연장
英의회 합의안 부결시 4월12일이 기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리셀에서 EU와의 브렉시트 연기 합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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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3월 29일로 예정돼 있던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를 오는 5월 22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이 전제다. 만약 하원이 또다시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영국은 내달 12일 EU를 탈퇴해야한다.
도널드 투스크 유럽의회 상임의장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EU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메이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갖고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계획을 의회에 설득할 경우 브렉시트를 5월 22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EU는 상황에 따라 브렉시트가 당겨지거나 더 연기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EU는 앞서 두 번에 걸쳐 승인이 좌절된 브렉시트 합의안이 또 다시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면 오는 4월 12일까지만 브렉시트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이 브렉시트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영국은 다시 한번 EU에 시한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영국은 5월 23일부터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투스크 유럽의회 상임의장은 “4월 12일까지는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으며, 브렉시트 역시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내달 12일까지 하원의 합의안 승인을 받지 못하고, EU의 별도의 ‘연기’ 요청도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시한 연기는 자동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영국의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는 불가피해진다.
EU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놓고 영국과 추가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융커 위원장은 “우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포함한 모든 결과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합의안이 변경될 가능성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합의된 브렉시트 시한은 당초 메이 총리가 요청한 ‘3개월 연장안’보다 한 달 가량 짧다. EU 정상회의에 앞서 메이 총리는 EU에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외신은 비록 브렉시트 시한은 연기됐지만 EU가 메이 총리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자신이 하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나머지 브렉시트 일정 조율을 EU가 장악하도록 했다”면서 “사실상 6월 30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해달라는 영국 총리의 요청을 거부한 셈”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메이 총리가 3차 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EU 정상들은 그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대부분 잃은 상태”라고 밝혔다.
브렉시트의 향배는 앞으로 열릴 영국 하원의 3차 승인투표에 달렸다. 브렉시트 2개월 연기를 약속받은 메이 총리는 회담 직후 다시 한번 영국 의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금 결정을 해야할 때”라면서 “나는 합의와 함께 EU를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브뤼셀에 모인 EU 정상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시한 연기’ 요청에 따라 새로운 브렉시트 발효 시점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브렉시트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5월 7일’을 비롯, 유럽의회 선거 하루 전날인 ‘5월 22일’ 등이 최종 시한으로 논의됐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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