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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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폭행 사건에서 경찰 유착·마약·성매매 알선 등 의혹이 불거지며 대형 '게이트'로 확산된 '버닝썬' 사건이 수사 50일을 지나면서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문제의 카카오톡 대화방 주요 인물 중 가수 정준영씨(30)와 최종훈씨(29)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마약과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수사는 다소 더딘 모습이다.
◇'몰카유포' 정준영, 구속될까…최종훈은 200만원 뇌물 의혹=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한 후 카카오톡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정준영씨는 연예인 중 처음으로 구속기로에 섰다. 정씨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이 이날 중 검찰을 통해 카카오톡 대화방 원본 자료를 확보하기로 하면서 경찰이 확보한 자료가 원본이 맞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서 검찰에 제출한 자료도 검찰과 협조해서 오늘 확보할 예정"이라며 "원활한 수사를 위해 대조가 필요하다는 의사소통이 돼서 기존 자료와 동일성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씨 등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는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를 중요 증거인 만큼 원본 대조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과 "수사기관의 청구내용을 일체 다투지 않겠다"고 밝힌 정씨의 태도를 고려하면 원본 동일성만 확인되면 '몰카' 수사는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은 2016년 정씨의 여자친구 불법촬영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과 의견서를 거짓으로 제출한 변호사도 각각 입건, 2016년 당시 부실수사 의혹에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최종훈씨는 2016년 음주운전 적발 당시 단속 경찰관에게 200만원을 주겠다고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최씨는 문제의 단체 대화방에서 "1000만원을 준다"는 식의 언급도 했다. 금액은 차이가 있지만 단속 경찰관에게 금품제공의사를 밝힌 정황이 드러나며 경찰은 최씨를 뇌물공여의사표시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단속 경찰관에게 '200만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단속 경찰관은 최씨의 금품 제공 제안을 "거절했다"고 해 입건되지는 않았다.
◇'승리 원정 성매매 의혹'…추가 입건은 없어=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정준영·최종훈씨 달리, '버닝썬 게이트' 주인공 이승현씨에 대한 의혹 파악은 속도가 더디다.
경찰은 이씨가 2년 전 해외에서 연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과 마약 투약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단체대화방 대화와 이씨 주변인 진술은 있지만, 구체적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추가로 입건하지는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를 상대로 확인 중"이라며 "수사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진술이나 증거물 등을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자로부터 (성매매가 있었다는 결정적) 진술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약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은 "이씨가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서 이씨의 모발과 소변검사결과 마약류 반응이 '음성'으로 나온 만큼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유력 물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마약 투약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모발 등 검사에 필요한 체모를 전부 채취해 검사했다"며 "성매매 의혹 외에도 다각도로 보고 있으나 아직까지 입건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이 명운을 걸고 있는 유착 의혹은 현재 현직 경찰관은 5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씨 등이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 등 3명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입건했고,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무마의혹 당시 강남서 사건처리 담당 김모 경위와 2016년 정준영씨 불법촬영 사건 담당자도 '직무유기' 피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미성년자 출입사건 당시 강남서 소속 경찰을 포함해 현직 경찰 4명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이승현씨와 그의 동업자 전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부부 등과 골프·식사 약속에 동행한 윤 총경 부인 김모 경정에 대해서도 이메일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귀국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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