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착 의혹' 윤 총경 부인 이메일 조사…박한별도 참고인 조사키로
버닝썬 이문호 영장 재신청 방침 (CG) |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가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를 위해 전직 경찰관에게 건넨 돈은 이 공동대표의 개인 돈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마약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20일 "이 공동대표 등을 상대로 자금 출처를 조사했으며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이 공동대표의 개인 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버닝썬의 사내이사였던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미성년자 출입 무마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경찰은 이 공동대표와 자금 전달책 이모 씨의 통화에서 '승리가 보고 받았다'는 대화가 담긴 녹취록도 확보했다.
다만 경찰은 "대화 녹취 내용의 앞뒤가 없고 누군가가 보고했다는 내용만 있어서 무엇을 보고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며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버닝썬 측이 전직 경찰관 강모 씨를 통해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왔다. 이 공동대표는 사건 무마를 청탁하며 강씨에게 2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경찰은 또 20일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담당한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A씨가 해당 사건 수사를 증거 부족으로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과정이 통상적 수사에 비춰 문제가 있다고 보고 A씨에게 일단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경찰은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 현직 경찰관 최소 7명 이상을 내사하고 있다.
경찰은 미성년자 출입사건 지휘라인에 있던 강남서 경찰관 2명, 강씨에게 A씨를 소개한 경찰관 B씨, 강씨가 버닝썬 직원과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청탁 대상자로 언급된 C씨, 경찰 신분증을 제시하고 버닝썬에 드나든 경찰관 D씨 등을 내사 중이다. 버닝썬과는 무관하지만 강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 있는 경찰관 2명도 내사 대상에 올랐다.
한편 경찰은 승리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 18일 승리를 비공개 소환해 마약 투약 여부를 조사했다. 다만 승리는 마약류 투약 의혹으로 입건된 상태는 아니며 내사 단계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승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버닝썬 이문호 대표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통해 마약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이 대표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고, 서울중앙지법은 "혐의 관련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문호 대표와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려 한 이 공동대표는 클럽을 출입한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한 혐의(청소년 보호법 위반)로도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또 승리 등 연예인들과 윤모 총경의 유착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근무 중인 윤 총경 부인 김모 경정이 귀국해 조사받도록 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또 신속하게 사실확인이 필요한 사안은 우선 이메일을 이용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FT아일랜드 최종훈(29)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김 경정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K팝 공연 티켓을 마련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를 받는 FT아일랜드 최종훈이 지난 1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초 윤 총경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유 대표 부인 배우 박한별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 박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윤 총경도 유 대표와 골프를 친 사실이 있으며 승리와 만난 적도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골프 비용 등을 누가 부담했는지 조사 중이다.
또 윤 총경 부인 김 경정을 상대로 최종훈 등 연예인들이 콘서트 티켓을 전달한 경위와 대가성이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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