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까지 3개월 연기 전망…EU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 필요
융커 EU 집행위원장 "더이상의 재협상이나 추가확약 없을 것"
메이 영국총리, 투스크에게 브렉시트 연기 요청 (PG)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브렉시트(Brexit)를 열흘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몇 개월의 '단기 연기'를 유럽연합(EU)에 요청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는 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브렉시트 단기 연기를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총리실 관계자는 통신에 "메이 총리는 장기 연기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영 BBC 방송은 메이 총리의 연기 요청이 6월 말 이후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16년 열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인 1천740만명이 'EU 탈퇴'에, 48.1%인 1천610만명이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EU에 탈퇴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영국은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오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 부쳤지만 1차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2016년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CG) |
이에 메이 총리는 EU 정상회의 전날인 이날까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를 개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동일 회기 내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안건을 재상정할 수 없다'는 하원의장의 성명에 따라 연기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메이 총리가 빠르면 다음 주 제3 승인투표를 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의회에 조금 더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거의 3년을 기다려왔다"면서 "의회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데 지쳐있으며, 총리는 그들의 좌절감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가 정식으로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한 뒤 EU의 나머지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이에 동의해야 연기가 결정된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연기를 받아들이더라도 영국은 다시 하원과 상원에서 이를 승인해야 한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The EU Withdrawal Act 2018)에서 브렉시트 시점을 2019년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로 정한 만큼 날짜를 변경해야 한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정상에서 브렉시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날 독일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합의한 것 외에 더 이상의 재협상이나 새로운 협상, 추가적인 확약은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집중적으로 영국을 향해 움직였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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