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난민들 |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이탈리아 정부와 대치하던 난민 구조선이 이탈리아 항구로 들어왔으며 배에 타고 있던 난민 수십 명도 상륙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중해 구호단체 모임'이 운영하는 구조선 '마레 조니오' 호에 타고 있던 난민 49명이 상륙 허가를 받고 이날 저녁 이탈리아의 최남단의 람페두사섬에 내렸다.
이들은 리비아를 떠나 지중해를 거쳐 약 68㎞를 건너온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남성들로, 이 중에는 미성년자 12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구조선이 항구에 다다르자 "자유, 자유"를 외쳤다.
이탈리아 정부의 난민 강경책에도 이들이 상륙할 수 있었던 건 람페두사 시장의 결단 때문이다.
토토 마르텔로 시장은 지난해 람페두사섬을 통해 들어온 이민자가 3천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앞서 침몰하던 고무보트에서 난민들을 구조한 마레 조니오 호는 이들을 태우고 이탈리아 해역에 도착했으나, 정부 반대에 부딪혀 입항하지 못했다.
다만 마레 조니오 호는 몰수되고 선원들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치안판사가 인신매매를 조장한 혐의로 조사하기 위해 구조선을 나포할 것을 명령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의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훌륭하다"며 "이제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국경선을 방어하고 반(反) 인신매매 같은 법을 준수하는 정부를 갖게 됐다"고 적었다.
살비니 부총리는 당초 이 구조선의 입항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해당 구조선을 운영하는 구호단체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앞선 성명에서 국제인권법 및 해사법에 따라 구조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트위터 캡처] |
그간 이탈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주요 통로로 사용됐다.
그러나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난민 구조선의 입항 불허 등 난민 강경책을 펼치면서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 수는 급감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이탈리아로 들어온 난민은 34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4% 감소한 수치다. 2017년 동기와 비교하면 98% 줄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살비니 부총리가 이민자 150명을 태운 이탈리아 해안경비선의 입항을 일주일가량 막아서기도 했다.
이후 치안판사들은 살비니 부총리를 행정권 남용과 유괴 혐의로 조사했으며, 그의 기소 면제권을 박탈해달라고 의회에 요구했다.
이에 대한 상원 표결이 20일 진행되지만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아프리카 난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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