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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제천 패싱” “역 신설”…예타 면제받자마자 싸움 난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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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역 거쳐라” “동충주역도 신설”

첫 삽도 못 떴는데 경유노선 갈등

“현 노선 지역에 도움 안된다” 반발

도 “우회하면 경제성 떨어져” 난감

중앙일보

제천에 충북선 고속화 사업의 제천역 경유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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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선정된 1조4500억원 규모의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노선 갈등에 휩싸였다.

사업 혜택을 받지 못하는 충북 제천 주민들이 “일방적인 노선 결정을 철회하라”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충주시는 동충주역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제천 주민들은 제천역을 경유하지 않는 이 노선을 ‘제천 패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천역은 봉양역에서 동쪽으로 7㎞ 거리에 있다. 윤홍창 제천 중부내륙미래포럼 대변인은 “충북선 철도 고속화를 정부에 건의할 때 당연히 제천역이 포함된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봉양을 경유하는 노선이라 깜짝 놀랐다”며 “허허벌판인 봉양에 열차가 지나가도 제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사업에 주민 의견을 묻는 절차가 부족했다”며 “제천역을 경유하도록 노선을 연장하든지, 제천역에서 스위치백(지그재그식 철도)으로 봉양을 거쳐 원주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변경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천전통시장연합회 등에 따르면 청주공항~제천 봉양(87.8㎞)을 잇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노선을 제천역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최근 시작됐다. 제천역 주변에 있는 한마음시장 상인회와 중앙·내토·동문시장 등 7개 전통시장 상인 등 1000여 명이 서명했다. 안철희 제천약초시장 상인회장은 “충북도가 정부에 제출한 노선은 시내 중심부에서 한참 떨어진 봉양을 거쳐 강원 원주로 빠져나가는 것인데, 이러면 제천역 상권이 다 죽는다”고 말했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완공되면 충북 중·북부를 횡단하는 충북선 열차 속도가 빨라진다. 구불구불한 철로를 직선화해 현재 시속 120㎞의 최대 속도가 230㎞까지 높아진다. 전남 목포~청주 오송~제천~강원 원주·강릉을 잇는 이른바 ‘강호축’ 형성도 가시화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해 “KTX가 지나는 호남선과 원강선(강원 원주~강릉)에 충북선까지 고속화가 이뤄지면 강호축 완성과 함께 국토균형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며 예타 면제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충북도는 2011년부터 이 사업을 국토부 등에 건의했지만 경제성이 부족해 예산 반영에 애를 먹었다. 정부는 지난 1월 24조원 규모의 예타면제 사업을 발표하면서 청주공항~제천 봉양 구간 충북선 철도 고속화를 포함했다.

충주시에서는 동충주역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착공한 141만9000㎡ 규모 동충주산업단지 인근에 역을 세워 입주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이호영 충주시 지역개발팀장은 “충북선 고속화로 인해 충주에 있는 달천·목행·동량역이 없어지게 된다”며 “역이 없어지는 대신에 동충주역을 세워준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돈을 적게 들이고 열차가 빨리 갈 수 있는 노선이 타당성이 있을 것 같다”며 “제천역을 거치면 기존 노선에 비해 13㎞를 우회해 강원 원주로 넘어가며, 이러면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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