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버닝썬 대표 이문호씨 구속영장 기각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L] "마약 혐의 다툴 여지 있고 경찰 유착 의혹 관련성 비춰 구속필요성 인정 안 돼"

버닝썬 이문호 공동대표./ 사진=뉴스1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를 받는 버닝썬 공동대표 이문호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렬 영장전담판사는 19일 "마약류 투약, 소지 등 범죄 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신 판사는 "현재까지 증거자료 수집 및 혐의 소명 정도,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 및 접촉 차단 여부, 수사에 임하는 피의자의 태도, 마약류 관련 범죄전력, 유흥업소와 경찰 유착 의혹 사건과의 관련성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사업 파트너로 알려졌다. 버닝썬에서 마약 유통에 관여하고 투약했다는 등 혐의로 수사선에 올랐다. 경찰이 이씨에 대한 마약 투약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았다. 이씨는 지인 차를 타고 나와 홀로 법정으로 향했다. 이씨가 취재진이 예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현장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클럽 내 마약을 조직적 유통했다는 것을 인정하느냐", "성매매 알선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씨는 "죄송하다", "지나가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찰은 '버닝썬' 내부에서 조직적인 마약 유통이 진행돼 왔다고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마약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총 40명이다. 이 중 버닝썬 내부에서 마약을 투약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이가 14명으로 이 가운데 3명은 이미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자 3명은 모두 버닝썬 MD(영업관리자)다. 이밖에 17명은 버닝썬이 아닌 다른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 나머지 9명은 이른바 '물뽕(GHB)'을 인터넷상에서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위 경찰 간부가 불법행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뒤를 봐줬다는 의혹도 버닝썬 사건에서 갈라져 나온 여러 의혹 중 하나다. 성관계 몰카 촬영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씨와 밴드 FT아일랜드의 최종훈씨가 이 의혹에 이름을 올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9일 브리핑에서 "일부 경찰관 유착 의혹까지 불거져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면서 "경찰로 하여금 사건의 진실 규명과 함께 유착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어떠한 사태가 닥쳐올지 모른다는 비상한 각오로 수사에 임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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