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조사 결과…전원 수사 의뢰, 현직 8명은 수업 배제
껴안고, 손잡고, 옆에 앉히고, 성 희롱·성 비하 발언까지
SNS 피해 글 |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차근호 기자 = 부산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 잇따라 올라와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9일 SNS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는 부산 S 여고 교직원들의 성폭력 사례를 제보받는 공식계정이 생기며 피해 사례를 담은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해당 여고 이름과 '미투', '미투 공론화', '교내성폭력 고발' 등과 같은 문구에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서도 S 여고 재학생과 졸업생 피해 사례를 받는 방이 운영되고 있다.
한 트위터 제보 내용을 보면 "봉사활동 때 한 교사가 체육복보다 좀 짧은 반바지를 입은 학생을 보고 '그렇게 짧은 바지 입고 오면 할아버지들이 너를 반찬으로 오해해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 제보에는 한 교사가 특정 학생을 찍어 "키스 같은 거 해봤을 거 아니야"라며 묻거나 "남자친구랑 실수로 임신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물어봤다는 내용 등이 있다.
SNS 피해 글을 보면 가해 교사와 피해 학생 모두 다수이고, 피해 시기도 매우 광범위하다.
부산시교육청은 S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전체 학생 687명 중 680명이 참여한 시교육청 설문조사에서 가해자로 교사 13명이 지목됐다.
교사 13명 중 현직은 8명이고 다른 학교로 전출되거나 퇴직한 교사는 5명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설문조사에서 뒤에서 껴안기(백허그), 손잡음, 팔을 당겨 옆에 앉힘, 마사지 해 준다고 어깨·얼굴 만짐, 성희롱 발언, 머리 쓰다듬기, 술에 취해 학생에게 전화, 여성 비하 발언 등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지목한 교사 13명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현직 교사 8명에게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조치했다.
경찰도 전수조사에 참여했고 피해 내용을 분석해 범죄혐의가 나오면 내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쏟아지는 '스쿨 미투'…멍드는 배움터 (CG) |
지난 15일에는 다른 사립 여고에서 수업 중이던 남자 교사가 학생들 속옷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해 시교육청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교육청은 S 여고를 비롯해 여고 2곳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벌여 관련자 전원을 엄중히 징계하기로 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19일 국·과장 회의를 열고 "최근 여고 두 곳에서 불거진 성 관련 사안에 대해 시민 전문가를 감사반에 합류시켜 특별감사를 하는 등 엄정하게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조사 결과 드러난 관련자 전원에게 징계절차를 신속히 하고 사안을 은폐하거나 학생 호소를 묵살한 사실이 확인되면 학교 관리자 책임도 엄중하게 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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