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2분 실랑이를 20분으로 과장...“버닝썬 신고자 현행범 체포 위법”

인권위, 공권력 남용 개선 권고

수사인력16개팀·152명으로 확대

‘마약혐의’ 이문호 대표 영장 기각

‘버닝썬 논란’의 시발점이 된 클럽 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과도하게 공권력을 행사해 최초 신고자인 김상교씨를 체포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9일 “경찰이 김상교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이 위법”이라며 경찰청장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112신고사건처리표, 현행범인 체포서, 사건 현장과 지구대 폐쇄회로(CC)TV, 경찰관의 보디캠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경찰이 체포상황을 부풀려 기록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김씨가 클럽 앞에서 쓰레기통을 발로 차고 클럽 직원들과 실랑이가 있었던 것은 약 2분이었지만 경찰은 20여분간 클럽 보안업무를 방해했다고 체포서에 기재했다. 또 김씨가 경찰의 목덜미를 잡았다고 했지만 실제 경찰이 김씨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김씨가 경찰의 목덜미를 잡은 것으로 봤다. 박광우 인권위 조사총괄과장은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는 당시 상황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공권력 행사의 남용으로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버닝썬 클럽과 관련해) 피해자들과 제보자들이 많이 나타나면서 사태가 커질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책임감을 갖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폭행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 등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에 대한 불신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철저한 수사를 내세웠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공동으로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제기된 모든 쟁점에 대해 경찰의 모든 역량을 가동해 철두철미 수사하겠다”고 언급했다. 수사 인력도 확대돼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16개 팀 152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연예인과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윤모 총경을 이날 출국금지 조치하고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근무 중인 윤 총경의 부인 김모 경정에 대해서도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김 경정을 상대로 FT아일랜드의 멤버 최종훈으로부터 콘서트 티켓을 받은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한편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의 구속영장은 이날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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