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선 입항 거부하는 정부와 갈등 전망"
난민 구조선(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이탈리아 구호단체가 난민 수십 명을 태운 배를 구조해 난민 강경책을 펴고 있는 자국 정부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중해 구호단체 모임'은 구조선 '마레 요니오' 호를 탄 자원봉사자들이 리비아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40해리(약 74km)를 건너온 난민 50명을 구조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이 가운데는 미성년자 12명도 포함됐다.
난민들을 마레 요니오 호에 옮겨 태울 당시 리비아 해안경비선 한 척이 고무보트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자국의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지난 2017년부터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로 건너오는 난민선을 중간에 되돌려 보내도록 요청해왔다.
다만 마레 요니오 호가 난민 구조를 리비아 측에 맡기라는 이탈리아 정부의 명령을 어긴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 |
이러한 마레 요니오 호의 구조 활동은 난민 강경책을 고수하는 이탈리아 정부와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포퓰리즘 정부의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국제 구호단체가 운용하는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만 진입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마레 요니오 호의 항만 진입을 거부하면 이탈리아 정부와 이탈리아 국적 선박 간의 첫 대치 사례가 된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생명 구조는 여전히 우선하지만 해상 수색과 구조에 대한 국제 규범에 따르면 관할권 국가의 명령을 복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범을 따르지 않는 어떠한 행위도 불법 이민자를 이탈리아로 들여오고 인신매매를 하려는 계획된 행동으로 읽힐 수 있다"며 살비니 부총리가 해당 사안에 대한 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뱅상 코슈텔 유엔난민기구(UNHCR) 지중해 담당 특사는 트위터에서 "마레 요니오 호는 지중해에서 개인적으로 운영되는 유일한 구조선"이라며 "다른 배들은 수리나 선원 교체를 위해 정박 중이거나 행정적·법적 장애를 이유로 입항이 거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제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도 트위터에 "이탈리아와 EU의 정책 탓에 지중해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안전을 위해 그들의 생명을 담보하고 있다"고 적었다.
올해 들어 이탈리아에 상륙한 난민은 348명으로, 6천161명이었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급감했다.
반면 올해 지중해에서 숨진 인원은 2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집계했다.
난민을 태운 고무보트(자료사진) |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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