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게시판에 게재된 '甲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 / 교수 "버닝썬 영상 틀었더니 해가 돌고 무 자르더라" 발언 / 안 전 지사 사건 때에도 "여자 조심해야" 발언 / 작성자 "로스쿨에 대한 낭만 부서져" / '갑 교수, 네분 그보다 많을 수도 있다'
서강대 하비에르관 내 게시판에 게재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甲(갑)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 대자보 |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강의 중 ‘버닝썬 유출’ 영상 관련 농담을 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가 실재함에도 성범죄 피해를 희화화하는 2차 가해”라는 비판이 교내서 나온다.
19일 서강대 하비에르관 내 게시판에 게재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甲(갑)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 대자보에 따르면 로스쿨의 한 교수는 수업 도중 “‘버닝썬 무삭제 (유출) 영상’이 잘리기 전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줬다”며 “평소 집에 버스 타고 가는데 그날 집에 택시를 타고 갔다. 잘릴까봐 빨리 틀어봤더니 위에는 해가 돌고 있고 아래에서는 무를 자르고 있더라”고 말했다.
대자보 작성자인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 乙(을)’은 “약물을 이용한 ‘강간’ 피해자이자 디지털 성범죄 피해사례인 ‘버닝썬 유출 영상’을 농담 소재로 삼은 교수의 유머는 괜찮지 않다”며 “피해자가 실재함에도 성범죄 피해를 희화화하는 2차 가해였다”고 비판했다.
대자보에는 ‘학생 을은 1명일 수도, 혹은 10명, 132명일 수도 있다’라는 문구와 ‘갑 교수님은 한 분일 수도 혹은 네분 그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자보엔 한 로스쿨 교수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관련해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했는 주장도 있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교수가 수업 도중 ‘안 지사가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발목 잡혀 안타깝다.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정말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가 29명의 제자에게 해당 ‘조언’을 하던 그 강의실에는 13명의 여(女)원우도 앉아있었다”며 “여성은 술, 담배, 도박처럼 해로운 것도 맹수처럼 위험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여자’가 아닌 ‘왜곡된 성의식’과 위력의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로스쿨 교수가 ‘흑누나, 흑형이란 단어는 비하 발언이 아니니 괜찮다’고 말했다거나, ‘로스쿨은 전문 자격증을 따러 오는 곳인데 돈을 주며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작성자는 “교수님의 조언과 농담이 정의·평등·인권을 말하는 교수님의 언사를 퇴색시키고, 혐오와 차별의 탑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니 로스쿨에 대한 저의 ‘낭만’ 또한 부서졌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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