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2600억 가량 시비 투입해야 할 판
송철호 시장 "부당하고 납득할 수 없다"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에 고속도로 건설 호소
제2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에 반영하면 가능
울산시가 지난 1월 말 숙원인 외곽순환도로와 공공병원 건립이 예타면제사업으로 확정되자 이를 축하하는 거대한 현수막을 시청사 외벽에 내걸었지만 외곽순환도로가 전 구간 고속도로가 아닌 자동차전용도로 구간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면서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지난 18일 현수막까지 때마침 절반이 떨어져 울산시가 처한 상황을 대변했다. 현수막은 19일 철거된 상황이다. /사진=최수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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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외곽순환도로가 예타면제사업으로 확정됐지만 정부의 발표와 달리 전체 고속도로가 아닌 자동차전용도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2600억 원가량의 사업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와 관련해 19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전용도로로 건설되는 구간 또한 고속도로로 건설될 수 있도록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 요구중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외곽순환도로는 사업비 약 1조원을 투입해 경부고속도로 미호JTC~가대IC~강동IC까지 25.3km을 오는 2029년까지 개설하는 사업으로, 지난 1월 29일 발표된 예타면제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그런데 최근 사업계획 적정성조사를 담당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체 25.3km 중 미호JTC~가대IC까지 14.5km는 고속도로로, 나머지 가대IC~강동IC 10.8km구간에 대해서는 국토부의 혼잡도로개선사업(자동차전용도로)으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전체 사업비 9865억원 중 고속도로 구간 5234억원은 정부가 전액 부담하지만 자동차전용도로는 건설비 4631억원 중 정부가 2011억원을, 울산시는 보상비 전액과 공사비 50%가 포함된 2620억원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울산시는 지난해 말 예타면제사업 신청 당시 전 구간 고속도로 건설을 골자로 하는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사업을 신청했다며, 현재의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측은 예타면제사업 심의서부터 관련 규정에 따라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상정된 사업과 혼잡도로 개선사업을 구분해서 심의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울산시는 지난 2015년 가대IC~호계IC 구간에 대해 제3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 계획을 수립한 바 있고, 미호JTC~범서IC 구간(10.5km)은 지난 2017년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신청한 바 있다. 두 사업은 당시 모두 예타에서 좌절됐지만 송철호 시장이 취임 후 구간 확장 등을 통해 예타면제사업으로 부활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19일 기자회견장에서 고속도로와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울산외곽도로와 관련해 울산시의 입장과 대처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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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시장은 "순환외곽도로를 고속도로와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으로 구분해 신청한 것은 앞의 정부(전 울산시장) 때 일이고, 이번에 확정된 예타면제사업은 민선7기 들어 새롭게 설계한 사업"이라며 "예전 설계를 바탕으로 울산시에 사업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고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재부와 KDI의 적정성검토에 당혹스럽긴 하지만 청와대에 전 구간 고속도로 건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 설득하고 호소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18일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2차례가량 청와대를 방문하고, 얼마전 울산시청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도 전 구간 고속도로 추진을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는 가대IC~강동IC 구간을 제2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포함시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전액 국비지원은 물론 예정된 사업기간에 완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예타면제사업 발표 1개월 만에 이같은 상황이 전개된 것에 대해 "믿었던 정부에 뒤통수를 맞은 상황"이 아니냐며 울산시의 안일한 판단과 추진 과정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예타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될뻔한 숙원사업을 살려낸 것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한 것"이라며 "비난보다는 이번 사업들이 정상추진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고 반박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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