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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버닝썬 사태에…] 경찰비리에 노량진도 술렁…경찰공시생 “부끄러운 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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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시험이지만…버닝썬 뉴스에 쏠리는 노량진 수험생 이목

-“경찰대 출신 고위직 비리…반면교사 삼아야죠”

헤럴드경제

[서울 노량진의 한 경찰공무원시험 학원.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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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누군가에겐 꿈을 펼치고픈 자리인데…지켜볼수록 착잡하네요.”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불거진 폭행과 마약, 성폭력 등 논란이 경찰과 연예인의 유착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승리와 측근들의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각종 사건을 무마해준 것으로 알려진 A총경(49)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경찰 공무원을 꿈으로 삼아 고시를 준비하던 노량진 수험생들은 허탈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18일 찾은 서울 노량진의 한 경찰공무원 시험준비 학원의 복도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달 22일 공고가 시작되는 순경 공채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채 문제집을 들여다보는 학생들로 학원은 붐볐다. 하지만 학원 앞 골목, 학원 휴게실처럼 수험생들이 모여 한숨 돌리는 공간에 모인 수험생들 사이 최대 화두는 ‘버닝썬 이야기’였다.

내달 순경공채 시험에 응시한다는 수험생 김모(23ㆍ여) 씨는 버닝썬 논란으로 경찰 이미지가 추락한 데 분개했다. 그는 “‘경찰총장’은 경찰 조직 뿐아니라 준비생들에게도 미안해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가 말한 ‘경찰총장’은 승리 등이 참여해 있는 단체 대화창에 등장한 A총경을 가리킨다.

김 씨는 “396명을 뽑는 시험이 한달밖에 안 남아서 공부만 하려고 해도, 집에 가는 길엔 꼭 버닝썬 뉴스를 검색해보게 된다”며 “경찰은 어릴 때부터 꿈꿔온 직업이다. 합격한다면 여경으로 불리며 일하게 될텐데, 각종 여성 대상 성범죄와 연루된 클럽 뒤를 봐준 게 경찰 간부였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경찰조직의 세대교체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학원 앞에서 담배를 태우던 경찰공무원 수험생 조모(26) 씨는 “버닝썬 사태는 젊고 꿈있는 세대들한테 절망적인 소식”이라며 ”이번 기회로 경찰 비리가 모두 밝혀져서 한바탕 물갈이가 됐으면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기성조직이 만들어놓은 적폐는 어디에나 있다고 생각했지만 술 먹고 사람 패고 마약하는 패거리들 뒤봐주는 수준일 줄은 몰랐다”며 “회사에 취업을 한들, 공무원 시험을 본들, 전문직이 된들 윗세대가 쌓아놓은 적폐는 피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버닝썬 비리를 반면교사로 삼아 마음을 다잡겠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다음달 경찰공무원 시험에 세번째 응시한다는 수험생 이모(25) 씨는 “시험에 자꾸 떨어지니까 경찰이란 꿈보단 ‘빨리 공무원이 돼야지’ 하는 마음이 커지더라”고 고백했다. 이 씨는 이어 “다음달 시험도 솔직히 붙을 수 있겠다는 자신은 없다. 하지만 사명감을 버린 경찰대 출신 고위직을 보면서 잃어버린 초심을 다잡게 된다. 처음 이 시험을 준비했던 마음을 잘 기억해서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총경은 경찰대 법학과 9기 출신으로, 1993년 경위로 경찰에 입직했다. A총경은 현재까지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경찰 최고위직으로 지난 16일 대기발령 조치된 상태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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