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前경관과 연락 현직 4명 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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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 과정에 일선 경찰서 과장급 인사가 연루됐다고 의심되는 정황을 확보하고 내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까지 경찰관 1명을 피의자로 입건했고, 경찰관 최소 4명을 내사 중이다. 지난해 7월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조사한 뒤 무혐의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긴 강남경찰서 소속 김모 경위가 15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광역수사대는 버닝썬이 미성년자를 출입시켜 영업정지를 당할 상황에 놓였을 때 전직 경찰 강모 씨(44)를 통해 당시 강남서 A 과장에게 사건 무마를 시도한 정황을 확보하고 내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 과장은 현재 서울 시내 다른 경찰서에 근무 중이다. 강 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아 이 돈을 현직 경찰에 넘긴 혐의(알선수재)를 받은 인물로 15일 구속됐다.
경찰이 확보한 지난해 7월 7일 강 씨와 버닝썬 직원 B 씨 간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B 씨가 “미성년자가 난입해서 (강남서) 역삼지구대에서 조사 중인데 인맥 닿으면 일 봐주실 수 있느냐.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날은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날이다.
그러자 강 씨가 “버닝썬 내가 일 봐줄게. 강남서 ○○과장이 내 첫 조장이야. 클럽이나 승리한테 민감한 부분이니 입단속”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온다. 강 씨가 자신의 첫 조장이라고 언급한 인물이 A 과장이다. A 과장과 강 씨는 2010∼2011년 강남서에서 같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수사대는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 과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저장 매체 복구 및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A 과장은) 지금은 내사 단계로 참고인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했다.
A 과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강 씨에게서 몇 차례 연락이 왔고 (강남서) 내 사무실로도 찾아왔기에 커피 한잔했다”며 “자꾸 투자 얘기를 하기에 무슨 얘긴지도 모르고 흘려들었다. 대화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광역수사대는 A 과장 외에 평소 강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현직 경찰 3명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해 7월 13일 서울 종로경찰서 직원 C 씨에게 문자메시지로 한 장의 사진을 보내면서 “수소문 가능할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C 씨는 “중랑경찰서 관내인데 요즘 일반 기업은 정보개혁위원회에 잘 안 들어간다. 일단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강 씨는 같은 날 광주지방경찰청 직원 D 씨에게도 사진을 보내면서 “라인 가동해서 알아봐주고 안 되면 바로 피드백 줘”라고 했다. 이에 D 씨는 “오케이”라고 대답했다.
경찰청은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 씨(30) 등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총경급 간부 E 씨를 16일 대기발령했다. E 씨는 승리가 강남구 청담동에 차린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이 2016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신고를 당하자 강남서 근무 시절 부하였던 직원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본 것으로 확인됐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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