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과거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처리했던 현직 경찰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 가수 정준영(30)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촬영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는 FT아일랜드 최종훈(29)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버닝썬 사건처리 경찰관 '직무유기' 입건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현직 경찰관이 버닝썬 사건 관련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처음이다.
A씨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 미성년자 고객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 사건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해당 사건 수사를 증거 부족으로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과정이 통상적으로 비춰볼 때 문제가 있다고 보고 A씨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A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강씨 등 특정인의 부탁을 받고 사건을 일부러 부실하게 처리한 것은 아닌지, 사건과 관련해 금품이 오갔는지 등을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당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과 버닝썬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강남서 경찰관 강모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강씨를 구속한 뒤 그를 상대로 경찰에 대한 금품로비 정황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앞서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강씨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지만, 강씨는 자신이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경찰에 부정한 청탁을 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해 왔다. 강남서 경찰관들도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FT아일랜드 최종훈 "경찰총장 몰라"
한편 전날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로 경찰에 출석한 FT아일랜드 최종훈은 21시간여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최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불법 동영상을 유포한 경위와 음주운전 보도를 무마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최씨는 "성실히 조사를 잘 받았다"고 답했다. '불법 촬영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니다. 죄송하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총장'이라고 언급된 윤모 총경과 아는 관계냐에 대해서는 "관계 없다"고 말했고, '범죄 의혹 무마를 위해 금품을 주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다른 청탁도 했느냐', '불법촬영물을 다른 카톡방에도 유통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승리, 정준영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촬영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와 관련해서는 경찰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단톡방에서는 최씨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무마했다는 언급이 있었다. 사건이 보도되지 않고 송치된 시점에는 최씨가 한 경찰서 팀장으로부터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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