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국경에 줄 서 있는 화물 트럭/가디언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기 행렬이 약 50km에 달하는 통관대기 화물차, 실업자 급증에 따른 연금 관련 업무 폭증, 브렉시트 대비 예행연습까지….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혼란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영국 공무원들이 극심한 업무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가디언지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공무원들은 브렉시트의 경제적 여파로 직격타를 맞을 민생의 불만과 원망이 결정을 내린 정치인들이 아닌 말단의 자신들에게 전가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불어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한 추가 업무에 시달리느라 기존 업무도 소화할 수 없다며 하소연했다. 주요 직원들은 브렉시트 관련 업무에 동원되느라 부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부서 간 대립도 극심하다.
기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민의 분노는 관련 민생과 직결된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쏠릴 것이라고 공무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우선 영국과 프랑스 국경이 통제되기 시작하면서 국경 통과가 지연되면, 항구와 공항 등에서 일하는 공무원에게 국민의 불만이 쏠릴 것이 우려된다. EU 탈퇴 시, 회원국일 때는 없었거나 간소했던 각종 세관 검사와 검역이 시행되면서 처리해야 할 서류로 인해 수입과 수출, 국경 통화가 매우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화물 트럭 운전사 등 직업 특성상 유럽과의 교역에 의존했던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프랑스 칼레와 영국 도버 항구 사이에는 매일 1만 6000여대의 화물트럭이 수송선으로 오가며 영국 전체 교역 물동량의 17%를 소화하고 있다. 화물차 한 대당 단 2분씩이라도 통과가 지연된다면 대기 행렬이 약 50km는 족히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시 "고객 불만으로 인한 직원에 대한 폭력"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가디언지는 밝혔다. 노동조합 대표는 국경에서 승객들의 불만이 폭주한다면 공항과 항구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문제는 국경에서 시작된 이러한 갈등이 영국 전역으로 퍼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영국 국민들은 기본적인 식료품과 의약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환경식품농림부의 2017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식료품 중 30%를 유럽연합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과일과 채소 수입률이 매우 높다. 복스 뉴스는 6일(현지시간) 영국의 식량안보가 위태롭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식량을 확보하려는 국민들 사이에 패닉이 예상된다며 슈퍼마켓 등 각종 상점에 경찰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과 연금 재무 부서 (Treasury and Department for Work and Pension) 직원들 역시 브렉시트에 따른 경기침체 시 발생할 7% 가까운 실업률과 높은 자살률에 대비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영국과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켄트주 경찰들은 노딜 브렉시트 시 발생할 교통 혼잡 대비 리허설을 진행하기 위해 투입되기도 했다. 경찰들의 불만이 폭주했으며, 가디언지에 따르면 한 내각 의원은 "칼부림같은 (더 중대한) 범죄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경찰을 이런 일에 빼앗기고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서도 과중한 업무로 인해 운영이 마비되고 있다. 교육부와 법무부는 본부서의 주요 업무는 진행되는 그대로 진행되면서도 동시에 3500명의 직원들이 내무부, 국세청, 환경식품농무부 등 브렉시트 대비 중심 부서로 임시 파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대신 수행할 인력은 고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무역 노동조합인 프로스펙트의 총무인 마이크 클레이시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누구도 원치않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쓰고 있다"며 "그것 때문에 중요한 매일매일의 본 업무를 못하고 있는데 노딜이 현실이 된다면, 화난 국민들을 상대해야 하는 건 정치인들이 아닌 우리 직원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인턴기자 soysauce007@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