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 사진=이기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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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정준영씨(30)의 '불법 촬영물'(몰카) 유포까지 번진 버닝썬 수사에 경찰이 사활을 걸었다. 정씨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치안총수인 경찰청장 직급이 언급되며 대형 유착 가능성이 발견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용식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책임자로 하는 버닝썬 특수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한다고 밝혔다. 수사팀 규모는 126명으로 기존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청 광역수사대를 비롯해 지능범죄수사대, 사이버수사대, 마약수사대 등 지방청 최고 역량 수사팀이 합류한다.
경찰청 차원에서 다른 지방청까지 아우르는 점검도 예고했다. 민 청장은 "경찰청 수사국장을 책임자로 하는 합동 점검단을 편성해 수사를 하나하나 지도 지휘할 것"이라며 "외압이나 내부 문제에 의해 (수사) 의지가 꺾이거나 (수사가)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정씨의 카톡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이례적으로 긴급하게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해당 카톡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방정현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고위급 경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정씨의 카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경찰청장 혹은 검찰총장의 오기로 보임)이 뒤를 봐준다'는 내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화방에 있던 한 연예인의 음주운전 관련 보도를 경찰이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뉘앙스의 대화도 나왔다.
민 청장은 "현재 사실 확인을 위해 내사에 착수한 단계로 (경찰과) 연루된 게 있는지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며 "만약 감찰 과정에서 어떤 비리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메신저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공유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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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변호사의 제보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경찰이 아니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부분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수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청장은 "검찰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최대한 국민께서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 방법으로 협의하면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14일 정씨와 함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전직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를 피의자로 소환한다. 앞서 13일 오전에는 정씨가 2016년 휴대폰 수리를 맡긴 서울 강남의 사설 수리업체를 압수수색해 카카오톡 대화 확보에 주력했다.
경찰은 정씨에 대해 마약 투약 여부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 마약 혐의점이 없어 소변과 모발에 대한 임의제출을 요구할 전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씨에 대해 마약 투약 등 혐의도 확인할 예정"이라며 "(정씨가 마약을 했을) 개연성이 있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버닝썬 단순 폭행으로 시작한 경찰의 수사는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씨의 불법 촬영물 수사와 최초 폭행사건을 비롯해 △미성년자 출입 무마 유착 △클럽내 음란물 촬영·유포 사건 △마약류 투약·유포 △승리 성접대 의혹 △아레나 클럽 조세포탈 등이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이해진 기자 hjl1210@,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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