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브렉시트 연기 불가피”
조기 총선 가능성…“새 정부가 새롭게 협상 나서야”
12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2차 승인투표 결과 발표를 듣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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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영국 하원이 12일(현지시간) 열린 2차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브렉시트 협상 시한(3월 29일)을 불과 17일여 앞둔 상황에서 합의안 통과가 재차 좌절됨에 따라 영국에 브렉시트 시한 연기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은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부결됐다. 149표에 달하는 압도적인 표차로 또 한 번 ‘패배’를 맞본 테리사 메이 총리는 사실상 브렉시트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
합의안 부결로 영국 의회는 이튿날인 13일과 14일,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 없는 EU 탈퇴)’ 지지 여부와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놓고 두 차례 표결을 진행한다.
현재로서는 의회가 브렉시트 연기를 추진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내 반대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하원은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수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브렉시트 협상 시한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협상안 도출을 위해 의회가 택할 수 있는 옵션은 사실상 브렉시트연기 밖에 남아있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 시한 연기는 불가피할 것(inevitable)”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EU가 브렉시트를 연기해 달라는 영국의 요청을 수용할지 여부다. 브렉시트 연기를 위해서는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도널드 투스크 유럽의회 상임의장은 2차 승인투표 부결 이후 “영국의 타당한 연장 요청이 있다면 EU는 그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면서 “다만 영국이 기간 연장에 대한 정당성 있는 이유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가 연기될 경우 새로운 시한이 언제는 미지수다. 브렉시트가 장시간 지연되면 영국의 EU 탈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추가 협상 기간’이 여유 있게 주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지난 9일 브렉시트 연기가 최대한 7월 초까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메이 총리가 2~3개월 가량 연장을 요청하고, EU는 더 긴 기간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브렉시트 연기와 동시에 조기 총선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새 정부가 EU와 추가적인 협상에 나서게 함으로써 제자리걸음 중인 ‘브렉시트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계산이다. 메이 총리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보수당 찰스 워커 의원은 “정부가 계속해서 이렇게 행동하도록 둘 수 없다“면서 “이는 원래 브렉시트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야당인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 역시 이날 “총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없다”면서 총선을 요구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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