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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EU 브렉시트 안전장치 합의] '노딜' 부담감에 극적 타결···英 강경파 설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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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 '부결 사태' 겪은 메이

급변 원치 않는 EU와 이해 맞아

英 '백스톱 구속력' 열쇠 확보로

보수당·DUP 설득할 명분 생겨

새 합의안 승인땐 탈퇴 비준

시간상 29일 '이혼' 못할 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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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유럽연합(EU)과의 이번 새 합의는 브렉시트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단계가 됐음은 분명합니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 수장 제이컵 리스 모그 의원은 11일 밤(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극적 합의를 이룬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시한을 2주 남짓 남겨두고 불확실성에 휩싸였던 영국과 EU가 이날 오후 늦게 브렉시트 수정 합의를 이뤄냈다. ‘새 법적 합의’라는 극적 반전을 도출한 데는 ‘노딜(no deal)’에 대한 양측의 극심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이 총리는 늦은 오후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찾아 융커 위원장과 두 시간 넘게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의회 표결을 불과 하루 앞두고 급하게 프랑스행에 몸을 실은 것은 지난 1월 영국 의회 1차 승인투표와 같은 부결 사태가 초래할 정치적 후폭풍을 막기 위해서다. EU 역시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할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그동안의 이견을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경제


메이 총리는 융커 위원장과의 협상에서 이른바 ‘안전장치(백스톱·backstop)’와 관련한 영국 내 우려를 잠재우는 데 초점을 뒀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사이에 장벽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이 브렉시트를 단행하더라고 별도 합의 때까지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하지만 이 경우 영국이 영구히 ‘안전장치’에 갇힐 수 있는데다 영국 본토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는 물론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 등이 강력 반발해왔다. 지난달 브렉시트 승인투표에서 메이 총리는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230표차라는 기록적인 패배를 맛봤다. 이후 줄곧 안전장치는 메이 총리의 협상력에 흠집을 내는 아킬레스건이 됐다.

결국 양측은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무기한 묶이지 않도록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공동합의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오는 2020년 말까지 안전장치를 대체할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별도 협상 트랙을 마련한다는 데 합의했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이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도 영국이 안전장치에 대한 일방적 종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이번 합의로 일단 메이 총리는 벼랑 끝에서 제2 승인투표 성공 가능성을 미약하게나마 점칠 수 있게 됐다. 안전장치에 대한 명확한 법적 구속력을 얻어냄으로써 기존 반대표를 던졌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DUP로부터 찬성표를 이끌어낼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시간으로 13일 새벽에 실시될 의회 투표에서 합의안이 승인되면 영국은 이행법률 심의를 거쳐 탈퇴 협정의 정식 비준동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다만 합의안이 승인투표를 통과하더라도 이행법률 심의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29일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기술적으로 브렉시트를 2∼3개월가량 연기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 승인투표마저 부결될 경우 하원은 13일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며 의회에서 노딜도 거부될 경우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에 관한 표결이 실시될 예정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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