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미투운동 백래시" 여성단체, 김기덕 '3억 손배소' 규탄

김기덕 감독 /사진=연합뉴스

영화계 미투운동('ME TOO·나는 폭로한다)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기덕 영화감독이 여성단체에 대해 3억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와 지원단체를 협박하는 김 감독의 손해배상 소송은 미투 운동에 대한 백래시"라며 "피해증언에 대한 단 한마디 사과나 성찰 없이 역고소로 대응하는 김기덕의 행보에 분노한다"고 했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영화현장을 인권침해의 장으로 만든 것은 김기덕 자신이며,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것도 김 감독 자신"이라며 "피해자와 진실을 규명하려는 언론과 단체를 고소하는 행위야말로 스스로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김 감독은 지난달 12일 한국여성민우회에 명예훼손에 따른 3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민우회가 본인의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초청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는 등 자신을 성폭행 범죄자로 낙인찍었고, 이로인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민우회는 입장문은 내고 "역고소는 전형적이고도 익숙한 가해자의 모습"이라며 "피해자와 정의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감독은 촬영장에서 여배우를 폭행하고 베드신을 강요한 혐의로 지난 2017년 피소됐다. 검찰은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고소기간이 지나 공소권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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