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고(故) 장자연 사건에 대한 관심의 불씨를 되살린 배우 윤지오가 이달말로 예정된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난 2009년 3월 성접대 의혹 사건 속 세상을 떠난 배우 장자연이 7일로 꼭 10주기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 장자연과 함께 술자리에 동석하고, 사건 이후 참고인 조사 등을 받은 동료배우 윤지오가 10년만에 세상에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나서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윤지오는 지난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어 이틀만인 7일에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를 가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여차례 조사와 증언 이후 숨어지냈다는 윤지오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당시 스물한 살이었던 자신이 보기에도 부실 수사였다”고 당당히 이야기하며 관심을 모았다. 또한, 국민청원 덕분에 고 장자연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다시 이뤄지게 되고 스스로도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윤지오는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한탄스러워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게 됐다”며 “문건이 왜 작성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인이 남긴 소위 ‘장자연 리스트’라는 문건은 “이름만 나열돼 있고, 지장이 찍혀 있다”며 이는 유서가 아니라 소속사를 나오기 위해서 만든 문건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런 윤지오는 ‘뉴스쇼’에서는 김현정 앵커의 질문을 통해 당시 사건이 있던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장자연) 언니가 당시 흰색 미니드레스를 입었다. 굉장히 짧았다. 조금만 숙여도 훤히 보일 수 있는 드레스였는데, 그런 상태에서 테이블에 올라갔다”고 술자리에 동석했던 날의 이야기를 밝히기 시작한 윤지오는 뒤이어 장자연 문건에 이름이 올랐던 전직 기자가 이 자리에서 장자연을 무릎에 앉히고 성추행을 했다고 전했다.
직접 원본을 봤다고 밝힌 문건에 대해서는 영화감독부터 국회의원, 언론계 종사자 등의 유력인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기억하는 (소속사) 김대표는 굉장히 영악한 사람”라고 한 윤지오는 “본인의 무언가를 충족하기 위해 그런 자리들을 마련하고, 만나는 사람도 높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낮은 위치에 계신 분은 만나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문건 안에 있는 사람들이 유력한 인사들이었을 것으로 말했다.
윤지오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13번째 증언’을 출간, 책을 통해서도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가 공개했다. 10년의 세월동안 가려져 있던 많은 이야기들이 윤지오의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과연 고 장자연 사건의 진실이 어디까지 규명될 수 있을지 되돌아보게 된다.
10년 전 사건이 불거졌을 때 수사가 이뤄졌지만, 미궁에 빠진 듯 수사가 종료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부실 수사 의혹이 있던 중 지난해 4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리스트’를 검토하며 공소시효가 남은 전직 기자 출신 정치인의 강제추행 혐의를 재수사하라는 권고로 현재 재조사가 진행중이다. 그 결과가 이달말 발표될 있다. 진실이 낱낱이 파헤쳐질 수 있을지, 대중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윤지오가 불러일으킨 고 장자연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어떤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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