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탈퇴 예정일 20여일 앞으로/스카이뉴스 ‘추진 계획안’ 마련 보도/브렉시트 수정안 의회투표 부결 땐/
계획안 발표 전망… 당국 “확정 아냐”/영국인들 식료품·와인 사재기 동요/英·EU 4시간 회동… 별 소득 없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예정일이 불과 2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영국 정부와 국민은 사실상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 예정일(29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 간 합의안을 둘러싼 영국 의회의 내분도, 영국과 EU의 재협상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등 이미 통제불능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어서다.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과 EU 측이 4시간여 회동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돌아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영국 정부가 EU와의 통상 합의를 체결하지 못한 채 EU를 즉각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수입품 80∼90%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10∼20% 상당의 완성차, 쇠고기, 양고기, 유제품, 일부 섬유 등 물품은 무관세 품목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영국이 EU 소속 다른 유럽 국가와의 통상, 영국이 EU 일원으로서 다른 국가와의 통상 과정에서 관세가 모두 부활하기 때문에 가격 폭등, 수출입 과정 차질과 지연 등 시장에 대혼란이 생길 것으로 우려돼 왔다.
스카이뉴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11일 브렉시트 계획 수정안에 대한 의회 투표가 부결될 경우, 이러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국제통상부는 스카이뉴스 보도에 대해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서도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적절한 관세 수위를 놓고 정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EU 브렉시트 협상대표 귀엣말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대표(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주례회의에 참석해 귀엣말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연합뉴스 |
영국 일간 가디언은 관세가 부활하기 전에 저렴한 프랑스산 와인을 사려는 영국인들의 ‘원정 와인 사재기’ 세태를 보도하기도 했다. 프랑스 칼레 지역 와인상점에서 판매량과 사전 예약 주문량이 최근 급증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영국에서 차로 1시간30여분 거리에 있는 한 프랑스 와인 상점의 경우 영국에서 온 손님들이 줄을 이어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2.5배 늘었고 이달 선주문량이 78%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 프랑스 내 와인 상점 관계자는 가디언에 “1993년부터 영업을 했는데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생필품, 식료품 사재기도 나타나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경우 쇠고기, 체더치즈, 토마토 등 주 식자재에 대해 약 90억파운드(약 13조원) 규모의 ‘식료품 가격 쇼크’가 닥쳐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영국인들은 자구책으로 사재기에 나서는 것이다.
영국 국제통상부는 노딜 브렉시트만큼은 피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정부가 원칙적인 언급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많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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