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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모든 것은 발렌시아CF의 마음에 달렸다. 이강인(발렌시아CF)의 올해 상반기, 더 멀리는 향후 4년 동안의 진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1일,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18일 소집해 22일 볼리비아(울산), 26일 콜롬비아(서울)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발렌시아에 이강인을 대표팀에 승선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통상적으로 유럽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소집이 필요하면 소집 당일을 기준으로 보름 전까지 보내는 '차출 협조' 공문이 아닌 '차출이 가능한 대상 협조' 공문이다.
즉 이강인을 예비 명단 개념 성격으로 두고 공문을 보내 동의를 얻을 경우 해당 공문은 '차출 협조' 성격을 띠게 되는 셈이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이강인은 우리 기준으로 본다면 다양한 연령대 대표팀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만약 이강인이 3월 A매치에 차출되면 5월 폴란드에서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차출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성적 중심으로 대표팀을 바라보는 한국과 달리 발렌시아나 유럽 팀들은 연령별 대표팀을 육성의 시각으로 보는 편이다. 이미 10대나 20대 초반에 소속팀 1군에 데뷔하거나 A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이다. 유명 선수들이 U-20 월드컵에서 점점 더 보이지 않는 것과 일치한다.
정정용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을 본선에서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간절함을 보였다. 그렇지만, 교통정리가 말끔하게 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차출 문제는 불투명하다. U-20 대표팀에 합류하는 정우영(바이에른 뮌헨)과는 다른 부분이다.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유럽팀들은 한 번 A대표팀에 차출되면 이하 대표팀에는 잘 보내려 하지 않는다. 이강인도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U-20 월드컵 출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유럽 구단들은 한국적인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지난 1월 발렌시아와 1군 계약을 했다. 코파 델레이(국왕컵)를 소화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EL) 경험도 했다. 최근에는 임대설이 돌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직접 발렌시아 경기를 관전하며 이강인을 확인했던 것도 연령별 대표팀이 아닌 A대표팀 발탁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세대교체가 화두인 상황에서 더 그렇다.
결국, 협회가 이강인 측과 협력을 통해 발렌시아에 향후 일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다. 이강인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나서는 2020 도쿄 올림픽 엔트리 승선도 가능하다. 메달 획득 시 병역 혜택과 연계된다.
발렌시아 입장에서는 이강인이 U-20 월드컵을 거른다면 U-23 대표팀도 불필요한 차출이다. FIFA가 규정한 의무 차출 대회도 아니라 더 그렇다. 조기에 교통정리를 잘해놓아야 하는 축구협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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