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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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이 경찰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받는 당사자들이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수사 차질 우려가 나온다.
경찰은 버닝썬이 지난해 발생한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전직 경찰 강모씨를 통해 2000만원을 강남경찰서 직원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뇌물 전달책으로 강씨의 부하 이모씨가 지목됐고, 4일 오전 그를 불러 14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했다. 하지만 이씨는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0시55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씨는 "2000만원에 대한 내용은 애당초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전달책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언론에서 말한 것이지 내가 말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씨의 계좌에 있던 2000만원이 6개 계좌로 송금된 사실을 파악해 그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씨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것이지 절대 경찰에게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오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앞서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가 "유착 의혹 관련해 (해당자가) 입건되지 않았고 업무에서 배제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해 관련 수사에 진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버닝썬의 이문호 공동대표 역시 4일 서울청 광수대에 출석해 경찰 유착 의혹에 대해 10시간 넘는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출석해 오후 11시 38분쯤이 돼서야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이문호 공동대표는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조사실을 빠져나올 때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의 승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편 자신의 사업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ㆍ29)를 향한 수사는 새국면을 맞았다. 앞서 한 인터넷 매체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도했고, 경찰은 대화 내용의 원본을 구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 형식으로 카카오톡 증거물을 제출 받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권익위에 자료 협조를 요청했다. 해당 카카오톡 대화방 메시지는 수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통해 성접대 의혹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승리가 실제 경영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승리가 경영에 상당히 관여한 것이 드러난다면 '마약 유통ㆍ성폭행ㆍ경찰 유착'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버닝썬 사태의 피의자로 특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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