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형편 어려워 ‘제적’…형수 “묘지에 바쳐”
5·18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에 맞서 싸웠던 유영선(당시 27)씨에게 전남대 명예졸업증서가 수여됐다.
전남대는 26일 열린 2018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유족인 고인의 형수 신애덕(87)에게 유씨의 명예졸업증서를 전달했다. 전남대는 “고인은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쳐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돼 있는데도 지금껏 제적생이라는 불명예를 안아 왔다. 고인의 명예를 뒤늦게나마 되찾아 드리고자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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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1973년 전남대 공대 재료공학과에 입학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78년 화학공업계열로 전과했으나, 이듬해 9월 복학을 못해 제적처리됐다. 공사장 인부와 방범대원 등으로 일하던 유씨는 80년 5월 항쟁에 나섰다가 총을 맞고 숨졌다. 조카 유진우(59)씨는 “합기도 유단자인 삼촌은 우리들한테는 다정다감했지만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이나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어렸을 적 부모를 여의고 7살 때부터 통일운동가인 형 유낙진씨와 형수의 손에서 자랐다. 고인을 큰아들처럼 키웠던 형수 신씨는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마치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떠난 시동생에게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살았다. 형수 신씨는 이날 고인의 명예졸업장을 손에 든 채 “내 생전에라도 명예졸업장을 받아 시동생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조만간 5·18민주묘지를 찾아 유씨의 묘비에 명예졸업장을 바칠 예정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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