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까지 2019년분 입금 요청…英, 국가부채등급 영향 등 고려해 내기로
EU 주요 회원국,'노딜' 브렉시트 대비 (PG)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를 하더라도 재정분담금을 일부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EU에 수십억 유로를 지불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정부 취재원을 인용해 전날 열린 '노 딜' 준비 내각위원회 회의에서 각료들이 이같은 내용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EU에 재정분담금을 지불하기 위한 법적 토대 마련 차원에서 행정명령 내지 행정입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영국의 EU 분담금 정산, 이른바 '이혼합의금'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영국은 EU 직원들의 연금을 부담하며, EU 회원국 시절 약속에 따라 2020년까지 EU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기여를 해야 한다. 이같은 이혼합의금은 이전에 390억 파운드(약 57조3천억원)로 추산됐다.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만약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이같은 이혼합의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만큼 이를 영국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EU는 '노 딜'이 벌어지더라도 영국이 EU 회원국의 의무를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9년 분담금 약 61억 파운드(9조원)를 4월 30일까지 EU에 납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연금이나 각종 대부확약 등 회원국의 법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2020년분 역시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재무부는 2019년 분담금은 물론, 원활한 '노 딜' 브렉시트를 위해서는 2020년분 역시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영국의 국가부채 등급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영국 정부는 EU에 일부 재정분담금을 납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범부처 논의를 통해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강경론자 중 한 명인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장관 취임 후 첫 언론인터뷰에서 만약 영국과 EU가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이혼합의금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미니크 랍 영국 전 브렉시트부 장관 [EPA=연합뉴스] |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역시 재정분담금을 브렉시트 합의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반발을 감안해 정부가 행정입법안을 3월 12일까지 열릴 예정인 브렉시트 승인투표 이후로 최대한 늦출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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