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직접 진술 나와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 신청했던 것”
검찰의 보강수사 요구에 버닝썬 관계자·경찰관들 강제수사
경찰청 관계자는 25일 “조사 과정에서 화장품업체 임원인 강씨의 지시를 받고 돈을 배포했다는 (강씨) 부하 직원의 진술이 나와 강씨를 긴급체포한 것”이라며 “시간이 촉박했고 직접 진술이 나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21~22일 강씨를 긴급 소환조사하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유를 설명하며 ‘송금’ 진술 확보를 전했다. 경찰은 23일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24일 반려했다.
검찰은 뇌물 공여자 조사 등 보강 수사를 하라고 했다. 경찰은 영장을 다시 신청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버닝썬 관계자와 전·현직 경찰관 등의 계좌·통신 기록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사 중에 긴급체포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체포 시한이 굉장히 한정돼 있었다”며 “경찰로서는 단서가 나왔으니 신병을 확보해 계속 수사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에 대해 “검찰로서는 인신구속을 신중히 해야 하고 짧은 시간 안에 기소해야 하니 유의미한 증거를 더 충분히 찾아 달라는 요구라고 본다”고 했다.
강씨는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려고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경찰서 경찰관 등에게 송금하도록 이 직원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화장품업체는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 행사를 열었다. 앞서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에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버닝썬이 영업정지 처분을 당하면 행사가 열리지 못할 것을 우려한 강씨가 자신이 근무한 강남경찰서 인맥을 동원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경찰은 의심한다.
강씨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을 직접 찾아와 취재진에게 “정확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강씨는 “제보자로 위장한 사람과 경찰, 현직 기자, 조직폭력배와 변호사가 공모한 이 무서운 사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며 “모든 증거와 자료는 경찰이 아닌 검찰에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모 공동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이 대표는 버닝썬이 입주한 르메르디앙 호텔의 운영법인인 전원산업의 전 등기이사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가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소문도 확산됐다. 호텔 측은 앞서 “버닝썬 매출의 일부를 임대료로 받는 임대계약 구조라 매출 감시 차원에서 이 전 이사가 버닝썬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호텔은 14일 버닝썬에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해 17일 버닝썬은 폐업했다.
허진무·선명수 기자 imagine@kyunghyang.com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