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나는 버닝썬·경찰 유착 정황 뇌물 공여 혐의 전직 경찰관 영장 신청

‘클럽 돈 받아 강남서 경찰에 전달’

폭행 등 일부 혐의 셀프 수사 논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강남경찰서 소속 일부 경찰관의 유착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클럽과 경찰의 유착 의혹 때문에 ‘셀프 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경찰은 폭행 등 일부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계속 강남서에 맡겨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뇌물 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경찰 강모씨(44)의 구속영장을 22일 신청했다고 밝혔다. 화장품업체 임원인 강씨는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직원에게 강남서 소속 경찰관 등 5개 계좌에 송금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강남서 경찰과 클럽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경찰은 사건 수사를 계속 강남서에 맡길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버닝썬과 경찰관의 유착 의혹과 폭행 사건은 연관되는 사건이 아니다”라며 “클럽 내 폭행 사건 수사는 강남서에서 거의 마무리됐기에, 수사 주체에 따라 바뀔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버닝썬과 관련해) 입건된 경찰관은 아직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사건 초기 경찰과 클럽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은 강남서가 아닌 서울청 광역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해 수사를 벌여왔다. 클럽 내 마약 투여 및 유통 의혹, 성폭력 및 관련 영상 유포 의혹, 경찰 유착 의혹 등은 광역수사대가 맡되, 사건 당일 폭행, 상해, 강제추행,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는 강남서가 계속 맡는 ‘투트랙 수사’가 진행됐다. 원경환 서울청장은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단순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강남경찰서에서 수사를 거의 완료한 상태라서 굳이 그것까지 지방청으로 가져와서 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셀프 수사’에 대한 불신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 18일 경찰은 제408회 경찰위원회를 통해서 ‘셀프 수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경찰청훈령 718호 ‘사건의 관할 및 관할사건 수사에 관한 규칙’에 “경찰관 등 경찰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당사자인 모든 사건에 대해 인접 경찰관서를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한다”고 명시했다. 훈령 개정은 경찰관이 비위 의혹에 얽혀 있는 경우 소속된 경찰서가 아닌 인접한 다른 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한 것이다. 경찰은 강남서에서 애초 폭행 등 혐의만 수사했기 때문에 강남서의 버닝썬 수사는 개정된 훈령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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