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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앞두고 메이 英총리 기로…반란파 "내주 연기안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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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주말 EU 정상과 절충 모색…"표결강행 시 반란파 장·차관 경질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다음 달 29일로 임박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앞서 다음 주 최대의 정치적 기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각 장·차관 등 25명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노딜 브렉시트가 불가피해 보이면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표결로 처리하는데 찬성하기로 했다.

집권 보수당의 반란파 의원들은 '노딜 브렉시트' 대신 2년으로 정해진 리스본 조약 50조의 브렉시트를 연기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하원에서 처리하는데 충분한 의석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적어도 4명의 장관과 10여명의 차관, 그리고 많은 내각 구성원들이 오는 27일 하원에서 논의되는 브렉시트 시한 연장안에 대해 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브렉시트에 대해 메이 총리와 의견이 다르지만, 현직에서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란파들의 브렉시트 연기안 의회 가결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메이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이들을 경질하는 것 뿐으로 보인다.

앞서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앰버 루드 고용연금부 장관,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데이비드 먼델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은 금주 초 메이 총리를 만나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먼델 장관은 지난 21일 에든버러에서 한 강연을 통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탈당 선언' 기자회견장 향하는 英 집권당 의원 3인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집권 보수당 탈당을 선언하기 위해 지난 20일(현지시간) 런던의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하이디 앨런 의원(왼쪽부터), 애나 서브리 의원, 세라 울러스턴 의원. 친 유럽연합(EU) 성향인 3명의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형편없는 브렉시트 대처를 견딜 수 없어 보수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메이 총리는 두 차례에 걸친 장관들의 집단 사퇴 파문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제시한 '소프트 브렉시트'안 관철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브렉시트 시한을 한달여 앞두고 EU와 막바지 협상을 해야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다시 주요 장관들과 정면대립하면서 메이 총리는 또다시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메이 총리측 인사는 "다음주 의회 논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투표로 가게 된다면 메이 총리는 반란파 장·차관들들을 내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내각 관계자는 "그들을 경질하지 않으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들을 경질하지 않으면 당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총리실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방안에 대한 수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백스톱(backstop, 안전장치) 조항의 수정이다. 백스톱은 영국과 EU가 지난해 11월 서명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들어간 내용이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 간 '하드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영국 의원들은 '안전장치' 적용 기간을 명시하지 않으면 영국이 계속해서 EU 관세동맹에 갇힐 수 있고,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그런 만큼 백스톱 관련 규정을 바꾸는 등 반란파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의회의 승인을 얻겠다는 것이 메이 총리 측의 생각이다.

연합뉴스

메이 英총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메이 총리는 공중전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에는 EU-아랍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집트의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정상들과 만나 브렉시트 합의를 위한 지원을 당부할 계획이다.

메이 총리는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장관이 제안한 '안전장치에 시한을 두는 조항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보충서 형태로 끼워 넣는 방안'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EU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분명하다.

이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0일 브뤼셀에서 메이 총리를 만단 뒤 기자들에게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를 둘러싼 메이 총리와 영국 정치권의 향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메이 총리와 유럽 정상과의 회동 결과와 이에 대한 반란파들의 대응 방향에 따라 영국 정치권은 한층 소용돌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

브렉시트 합의 메이 최종 조율(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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