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반대해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다른 신념을 '양심'으로 인정하고, 병역을 거부할 수 있게 한 첫 사례입니다.
김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28살 A 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예비군 훈련을 10번 넘게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미 군 복무를 하고 제대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을 위해서 군사 훈련을 받을 수 없다는 신념 때문에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것입니다.
법정에 나온 A 씨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고통받는 어머니 밑에 자라면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군이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해 민간인을 학살하는 동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수원지법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평화적 신념을 '양심'으로 인정해 처벌하지 않은 첫 사례입니다.
법원은 A 씨의 양심이 진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머니의 설득으로 입대했지만 후회하고 군사 훈련을 받지 않는 관리병에 자원한 점, 수사와 재판으로 수년간 지속된 사회적 비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한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유죄가 나올 경우, 예비군 훈련이 면제되는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도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
김선미, 배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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