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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다시 시작하는 박항서 감독 "초심 잃지 않으려 노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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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박항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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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출국에 앞서 각오를 전했다.

박항서 감독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지난달 29일 귀국한 박항서 감독은 약 20일 동안 국내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했다. 지난 14일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는 베트남 국가대표 응우옌 콩 푸엉의 입단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시골에서 어머니를 뵙고, 설날에는 오랜만에 형제, 조카들을 만났다. 아버지 산소에도 들렸다"면서 "베트남으로 떠나는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안하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휴식을 취한 박항서 감독이지만, 베트남에 들어가면 할 일이 많다. 당장 3월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하반기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과 '동남아시아의 올림픽'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이 있다.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박항서 감독은 "3월6일부터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30명 정도를 데리고 훈련을 해 볼 상객"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A대표팀 또는 U-23 대표팀 중 하나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다. 박항서 감독은 "2019년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한 팀만 맡기를 베트남축구협회에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협의 중이다. 빠른 시일 안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A대표팀을 이끌고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두 팀을 모두 이끌면서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 피로를 겪어야 했다.

어느 하나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2020 도쿄 올림픽, 2022 카타르 월드컵 모두 베트남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무대다. 동남아시안게임도 그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해 베트남 국민들의 갈증이 크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는 두 대표팀을 모두 맡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나 개인적으로나 베트남에게나 준비부족이나 소홀함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한 곳만 맡기를 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팀을 맡아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워낙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됐다. 하지만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박항서 감독은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휴식을 잘 취했으니 다시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베트남 축구에 대한 냉철한 시선도 유지했다. 박 감독은 "현실을 봐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8강까지 올랐지만) 그럴 때일수록 현 위치가 어딘지 직시해야 한다"면서 "베트남 축구에 잠재력은 있다. 하지만 시스템, 지원이 비례해서 같이 성장해야만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소년 축구에 대해서도 늘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장기적인 베트남 축구의 미래 방향을 위해 베트남 국민과 관계기관에 이를 알리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오는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A매치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U-23 챔피언십 예선전과 A매치 기간의 날짜가 겹치면서 물리적으로 경기 개최가 불가능했다.

박 감독은 "가능하지 않았다. 난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U-23팀에 A대표팀 선수가 6-7명이 있다. 그리고 내가 두 팀을 겸직하고 있는데, 어디다 초점을 맞추느냐"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우리가 한국처럼 좋은 상대와 경기할 기회는 별로 없다. 그 기회는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적정한 시기에 A매치가 성사된다면 베트남 대표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항서 감독은 "타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가슴 깊이 (한국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베트남에서 제 조국인 대한민국 지도자가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뿌듯하게 생각한다. 그 부분을 잘 지키기 위해 베트남 처음 갔을 때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팽현준 기자 sports@stoo.com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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