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제공] |
미국 금융회사들이 오는 3월 29일로 정해진 브렉시트 시한을 앞두고 런던에 근거지를 뒀던 자회사를 EU 각국으로 이전하면서 영국의 금융 지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프랑스 파리로 유럽 중개부문 본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유럽 핵심 지사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길 계획을 밝힌 데 이어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도 프랑크푸르트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는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이탈리아 밀라노, 아일랜드 더블린,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마드리드 등 EU 각국으로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은행들은 현재까지 1천명 미만의 인력만 런던에서 다른 국가로 이동시키면서 브렉시트 진행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브렉시트 마감 시한이 가까워짐에 따라 인력 이동은 5천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금융 관리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봤다.
회사 이전 전문업체 카터스의 데이비드 패스코 상임 부회장은 "은행들은 한 도시에서 모든 영업을 함으로써 또다시 영업 차질을 겪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서 브렉시트 찬반 시위 |
브렉시트 시한이 한 달 반 남짓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전히 영국 정부와 EU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하드 브렉시트에 따른 '패스포팅 권한' 상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런던에 본부를 두고 다른 EU 국가들에서 영업하는 금융회사들에 하드 브렉시트는 '패스포팅 권한' 상실을 뜻한다. '패스포팅 권한'은 EU 역내에선 국경에 상관없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다.
금융회사들로선 '패스포팅 권한'이 없다면 브렉시트 이후 런던에 머물러야 하는 큰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금융회사들이 국제 금융의 허브 영국을 떠나 EU 각국으로 이전해 운영하는 비용은 모두 고객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자산과 인력을 더블린, 파리로 옮기는 데만 4억 달러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먹구름 낀 런던 금융가 |
이런 상황으로 인해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것은 영국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1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경제 규모가 8% 줄어들고 주택가격이 30%가량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렉시트의 충격이 영국에만 그치지 않고 EU 경제 전체에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30년까지 영국과 EU 시장 간 새로운 장벽으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생산성이 연간 600억 유로(76조3천400억원)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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