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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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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고용한파…대졸자 쏟아지는 2월 더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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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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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을 기록한 1월 고용지표에 이어 졸업생이 무더기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월 고용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졸업은 곧 실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고스란히 실업자만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1월 기준 장기실업자마저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실업의 양과 질 모두 최악으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17일 국내 경제연구소 전문가들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올해 2월 실업자 규모는 1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최악의 실업자 수를 기록했던 지난달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졸업자와 동시에 '취업준비생'이 된 이들이 대거 실업자로 통계에 잡히기 때문이다. 과거 통계자료를 봐도 졸업 시즌인 2월은 1월보다 실업자가 20만~30만명가량 증가했다. 작년 1월 102만명이던 실업자가 2월에는 126만5000명으로 증가했고, 재작년에도 1월 100만8000명에서 2월 134만2000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올해 전망은 예년에 비해 더 나쁘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달 국내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112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정규직에 취업했다'는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인턴 등 비정규직에 취업했다'고 답한 대학생은 10%, 나머지 79%는 '아직 취업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졸업=실업'이란 공식이 현실이 된 것이다.

정부가 그동안 고용지표 개선의 근거로 내놓았던 20대(20~29세) 실업자도 6개월 만에 다시 20만명을 돌파할 게 유력하다. 작년 8월 23만1000명이었던 20대 실업자는 9월 18만7000명으로 떨어졌지만 12월엔 19만6000명, 올해 1월엔 19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업황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부담 증가를 우려해 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고용이 좋지 않은 상황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2월에 20대 취업난이 심해지는 반면 60대 실업자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노인 일자리 증가로 전체 실업자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앞서 1월 고용지표에는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인해 그간 일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했던 고령층이 구직 활동에 나서면서 실업률이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결과를 낳았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2월엔 이들이 취업자로 전환하거나 취업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해 60대 이상 실업자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은 고용지표에 대부분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1월엔 모집공고가 난 직후 조사가 이뤄져 노인 일자리에 응모하면 실업자로 잡혔는데, 2월부터는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바로 취업자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내에 노인 53만5000명에게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앞당겨 공급하는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직접 일자리 사업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노인 일자리로 인해 실업자가 줄더라도 지속성 없는 단기 일자리이기 때문에 '고용 착시효과'를 일으킬 뿐 제대로 된 고용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달 이미 고용지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실업률 등엔 영향이 지속하겠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직접 일자리 사업은 단기적으로 취업자를 늘리는 고용대책으로, 돈을 뿌리는 것이지 지속성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의 고용 창출력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적당한 구직자가 있으면 곧바로 채용할 수 있는 '빈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통계청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종사자 1인 이상인 전국 사업체의 작년 12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빈 일자리는 17만6958개다. 1년 전과 비교해 3만4558개 줄었다. 2011년 9월 6만850개 감소한 후 최근 6년3개월 사이 작년 12월에 가장 큰 폭으로 준 것이다. 빈 일자리는 조사일 현재 구인 활동을 하고 있고, 한 달 이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실업의 질 또한 악화 일로다.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이른바 '장기실업자'는 지난달 1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 늘었다. 1월 기준 장기실업자는 2000년 16만7000명을 기록한 후 최근 19년 동안 지난달이 가장 많았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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