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창업주인 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이 14일 경기도 부천 손오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빚어진 '갑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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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완구 스타트업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손오공이 모든 의혹을 정면 반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다.
손오공 창업주인 최신규 전 회장과 김종완 손오공 대표는 14일 오후 경기도 부천 손오공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대응방침을 밝혔다.
국내 완구업계 1위 기업인 손오공은 최근 한 신생 완구업체의 시장 진입과 유통을 방해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손오공은 해당 기업이 자사 제품을 모방한 중국산 장난감을 유통한 것뿐 갑질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잘못한 사실이 있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제대로 된 사실을 알리기 위해 특허를 비롯해 모든 법적인 절차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최 전 회장은 "저뿐만 아니라 손오공 임원들을 직원들이 신뢰를 하겠느냐. (의혹을) 분명히 밝혀야겠다고 생각해 5년 7개월 만에 손오공을 찾았다"며 "아무 것도 거짓 없이 의혹을 다 해소드리고자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최 전 회장은 2007년 애니메이션·완구 제작업체인 초이락컨텐츠팩토리를 설립하고 손오공 경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앞서 완구 스타트업 '밸류앤밸류'는 지난 11일 YTN을 통해 손오공의 불공정행위로 약 2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YTN은 이 업체가 2016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고, 1년이 넘는 연구를 거쳐 장난감 '듀얼비스트카'(듀비카)를 출시했지만 손오공의 외압으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손오공에 따르면 듀비카는 손오공이 2014년부터 유통한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터닝메카드'와 유사한 중국산 모조품이다. 2015년 터닝메카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산 터닝메카드 모조품이 국내에 대량 수입돼 무분별한 유사완구 유통, 특허권 논란 등을 빚기도 했다.
밸류앤밸류는 손오공이 듀비카의 판매를 막으려고 유통 총판에 압력을 행사했을 뿐만 아니라 듀비카 장난감의 모태인 동명의 중국 애니메이션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방송사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듀비카는 2016년 국내에 46부작으로 방영된 바 있다.
최 전 회장은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콘텐츠 업계가 아무리 커도 매출이 1000억 정도 될 수 있는 회사다. 그런 회사가 갑질을 해봤자 어디서 먹히지도 않는다"며 "성급하게 YTN에서 갑질 논란을 일으켜 이렇게 되지 않았나 아쉽다"고 해명했다.
최 전 회장은 "허위사실을 강력히 털고 가도록 하겠다"며 "손오공은 열심히 하는 회사이고, 한국에 상장해서 하나 남은 완구회사다. (소비자들께서) 믿고 계속 애용해주시고 손오공을 건전한 회사로 만들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손오공은 우리 특허를 침해한 제품에 대해 침해요소가 있다는 변리사 의견을 통지한 사실이 있을 뿐 대형마트에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방송사에도 우리 광고를 뺄 테니 편성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면 우리 제품이 빠지고 우리 편성도 빠지는 것(인데 왜 갑질을 하겠느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당시 담당자들이 지금도 손오공에서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으며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직원들과 주주들, 소비자들에게 그런 부분이 빨리 알려졌으면 좋겠고, 그 방법은 필요한 법적 소송을 모두 진행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손오공은 갑질 의혹을 최초 보도한 YTN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상태다. 논란이 된 장난감 듀비카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밸류앤밸류가 듀비카의 두번째 제품을 유통한다는 것과 관련 김 대표는 "손오공도 한 달 전 '듀비카 2'의 유통 제의를 받았다. 손오공이 이를 거절한 후 (밸류앤밸류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것도 특허권 위반 소지가 있기에 소송으로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부천=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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