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서로 실체 진실 밝히기 요원"
이학수 전 부회장,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 핵심 증인들 진술 필요
횡령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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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재판 불출석 증인들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해 줄 것을 재판부에 거듭 요청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을 대리하는 강훈 변호사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에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의견서에서 “이 전 대통령이 재판을 안 받겠다고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재판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증인을 소환해 달라고 요청하고, 불출석할 경우 구인을 요청하는 것은 헌법에 부여된 피고인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속한 재판을 앞세워 이에 대한 요청을 거부할 수는 없다”며 “항소심 진행 중 불과 3명의 증인만 출석했지만,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여러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면서 진술을 강요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에 나온 증인들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달랐다”며 “증언의 신빙성은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핵심 증인들에 대한 증언을 듣지 않고 검찰이 작성한 조서만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매우 요원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부디 재판부에서 이 사건의 실체 진실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달라”며 “구속기간에 얽매이지 말고 핵심 증인들의 증언을 들은 후 이 사건의 실체 진실이 무엇인지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DAS) 실소유주 논란 등과 관련, 핵심 증인들을 불러 항소심에서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줄줄이 불출석하는 등 항소심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삼성 뇌물과 관련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자신의 측근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권승호 전 다스 전무 등도 모두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로 송달이 안 돼 증인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는 14일자로 재판장이 바뀐다. 김인겸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정준영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는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의 뇌물수수와 349억원의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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