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거세자 ‘사과 모드’ 선회
13일 윤리위서 징계 결정되면 김진태-김순례 全大출마 불투명
與 “미봉책으로 국민기만” 공세
김진태 광주 간담회 10분 만에 무산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가운데)이 12일 광주에 있는 한국당 광주시당·전남도당사를 방문했다가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빠져나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진상규명 특별법에 의해서 (북한군 개입설 같은) 사안에 대한 진상을 밝히면 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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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5·18민주화운동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과 김 위원장 본인 등 4명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문제가 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가 열린 지 나흘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주폭동”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 등 문제 발언에 대해 “일반적으로 역사 해석에서 있을 수 있는 견해의 차이 수준을 넘어서 이미 입증된 사실에 대한 허위 주장임이 명백했다”며 사과했다. 전날까지도 “다른 당은 우리 당내 문제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며 거리를 뒀지만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하루 만에 바로 고개를 숙인 것.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공청회를 공동 주최한 김진태 의원에 대해서는 “공당의 국회의원이 이런 주장에 판을 깔아주는 행동도 용인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원장인 저의 관리감독 책임도 엄중히 따져 달라”며 ‘셀프 징계’도 요구했다.
한국당은 13일 곧바로 윤리위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한다. 중앙윤리위원장인 김영종 변호사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징계에 찬성하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공청회 당시 과격한 발언을 한 것 자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 각각 출마하는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윤리위의 결정에 따라 출마 자격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미봉책을 들이밀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5·18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가 헌법과 국민을 우롱하는 범죄적 망언을 초래했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해당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를 촉구했다. 윤준호 의원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 씨를 향해 “(한국당은) 지만원을 정신병원에 수감시키라”고 했다가 나중에 “표현은 과한 것으로 철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날조·비방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 개정안 공동 발의를 추진하는 등 공조를 강화했다.
한편 김진태 의원은 이날 한국당 광주시당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의 거센 항의로 10분 만에 무산됐다. 5·18구속부상자회 이동계 씨는 “김 의원이 전당대회 표를 얻기 위해 5·18 희생자 유가족에게 피멍이 들게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여러 번 밝혔지만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hong@donga.com·박성진 / 광주=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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