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도 다양한 해석 대상인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정면 비판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아픔”
김병준 비대위원장 진화 발언
주최한 김진태 “저를 더 띄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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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망발이 쏟아진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한 이후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이 들끓자 당 지도부가 서둘러 뒷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5·18은 폭동”이라고 주장한 소속 의원 발언 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지도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는 식의 안일한 시각을 내비쳐 논란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희생자들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으나 정치권이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나 원내대표의 ‘다양한 해석’ 언급에 대해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의) 나치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이미 밝혀진 역사에 대해 거꾸로 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행사를 주최한 의원들의 징계 여부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5·18은 광주 시민만의 아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아픔”이라며 “이미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끝없는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는 정당”이라며 “어떤 논란이 우리 당을 과거의 프레임에 옭아매거나, 그로 인해 보수통합이 저해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제의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 의원은 극우 인사 지만원씨가 주장한 대로 ‘북한군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개입’ 여부를 밝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에 정해진 북한군의 5·18 개입 여부를 제대로 밝히려는 것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다른 당에서 한국당) 의원의 출당, 제명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분들이 저를 더 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선 지만원씨와 일부 한국당 의원들이 극우 성향의 폭언을 쏟아냈다. 군 출신 이종명 의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규정했고, 축사를 한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망언을 내뱉었다. 김진태 의원도 “5·18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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