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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Y이슈]'스물'부터 '극한직업'까지, 이병헌 감독 '말맛'의 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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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 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

진지한 상황 속에서 고반장(류승룡)이 전화를 받고 이 같은 말을 내뱉자 극장 내 관객들의 어깨가 들썩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제작 어바웃 필름)이 개봉 15일 만인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데는 이처럼 '말의 맛'을 제대로 살린 극 전개에 있었다.

'극한직업'이 '명량' '신과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등 한국영화와 '아바타' '어베젼스: 인피티니 워' 등 외화를 포함, 역대 23번째(한국영화로는 역대 18번째)로 '천만 클럽' 대열에 합류했다. 코미디 영화로는 '7번방의 선물'(2013)에 이어 6년 만에 두 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는 점에서 '극한직업'의 성과가 눈부시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속 등장했던 왕갈비통닭이 실제 치킨집 메뉴로 등장하기도 했다.

'극한직업'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통통 튀는 설정에 이병헌 감독 특유의 재기발랄한 유머가 곳곳에 포진돼 있어 쉴 틈 없이 웃음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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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인 최반장(송영규)이 소고기를 사주겠다고 하자 가장 먼저 따라나서는 건 어이없게도 고반장이다. "어깨 좀 펴라"는 지적에는 "나 원래 거북목이야"이라고 말하거나 "동생이 주는 사건을 받는 것이 자존심 상하냐"는 비아냥거림에도 "동생으로 생각한 적 없어. 형"이라고 말하는 예상치 못한, 반전의 웃음 공격이 곳곳에 포진됐다. 무엇보다 '극한직업'은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감동 코드'를 포기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만 추구하는 '정통 코미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는 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은 대학 졸업 후 영화진흥위원회의 시나리오 공모전에 수상하며 충무로에 발을 내디뎠다. 그 각본이 코미디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2012)다. 이후 이 감독은 '힘내세요, 병헌씨'(2012) '스물'(2014) '바람 바람 바람'(2017)에 이어 본인의 4번째 장편 연출작 만에 1000만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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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작품을 통해 생동감 넘치면서도 빠른 호흡의 대사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했던 이 감독은 자신의 재능을 '극한직업'에서 마음껏 표출했다. 실제 이 감독은 영화 연출 외에도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오늘의 연애'(2014) '레슬러'(2017) 각색에 참여하는 등 자신만의 '말맛 코미디'를 선보이며 꾸준히 웃음의 길을 고수해왔다.

첫 상업 연출작이었던 '스물'은 성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나이인 '스무 살'을 소재로 그들이 겪는 선택과 시행착오를 유쾌한 공감으로 버무렸고,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철없는 어른들을 위한 유쾌한 어른 코미디를 선보였다. 다만 두 작품은 호불호가 갈리는 선정성적인 대사로 극단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극한직업'에서는 이를 빼고 오로지 코미디로만 승부수를 던졌고,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길을 여는 데 성공했다.

'극한직업'이 '천만 클럽'에 가입한 뒤 이병헌 감독은 "얼떨떨하다. 함께 작업하며 고생한 스태프, 배우들과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어 행복하고 무엇보다 관객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각 영화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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