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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시사회 이후부터 쏟아진 호평에 공명(25)의 표정은 이미 들떠 있었다. 무서운 관객몰이로 흥행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는 코미디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공명은 잠복 수사 때문에 위장 창업한 닭집이 대박나버린 마약반의 막내, 형사 재훈 역을 맡았다. 쫀쫀한 앙상블 사이에서 열정막내의 존재감 또한 빛났다. 첫 수사에 신이 나 제멋대로 이번 생 결혼까지 포기하고 양파를 까고 또 까던 종가집 장손은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싱그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출연 과정부터가 '열정막내'답다. 우연찮게 '극한직업' 시나리오를 보고 '제가 정말 하고싶다' '감독님 한 번만 뵙게 해달라'고 매니저를 졸랐고, 결국 이병헌 감독을 만나 열정을 어필했다. "감독님이 워낙 말씀이 없으셔서, 단둘이 이야기할 때 너무 어색했어요. 열정을 담아서 열심히 하겠다고, 그냥 잘 할 수 있다고 계속 얘기했던 것 같아요. 아무말 대잔치처럼." 그 맑고 순수한 기운에 끌린 이병헌 감독은 결국 공명을 낙점했고, 그는 마약반 독수리5형제 중 마지막으로 팀에 합류했다.
"실제 종가집 종손은 아니지만, 그냥 제 모습 그대로를 재훈이에게 투영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가 있을 때도 제가 막내고, '제가 하겠습니다' 소리도 했던 것 같고요. 류승룡,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선배하고 정말 같이 하고 싶었거든요. 처음엔 긴장했지만 감독님도 승룡 선배님도 '5명의 영화'라고 늘 말씀하셨고, 새로운 걸 보여주려 하기보다 연기는 편하게 하라고 하셔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어요. 촬영장 가기 전엔 불안하다가도 막상 현장에 가면 너무 편안하고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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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마약에 취한 재훈이 날뛰는 대목은 가장 신경이 쓰였던 대목. 센스 넘치는 이동휘가 공명의 목덜미를 붙잡고 "기다려"라고 애드리브를 날린 덕에 흥분한 사냥개 같은 코믹한 장면이 완성됐다. 동글동글하고 귀염성 있는 인상 탓에 '멍뭉미' 대표주자로 불려왔던 공명이라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멍뭉미가 있다고) 그리 봐주셔서 예전부터 감사했어요.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사실 '극한직업'이 그의 첫 영화는 아니다. 서강준 등이 소속된 보이그룹 서프라이즈 멤버로 활동해온 그는 2016년 개봉한 '수색역'에서 몸부림치다 스러져가는 안스러운 청춘을 그려냈다. 영화는 비록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기와 변화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한 젊은 배우의 존재를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공명이 첫 상업영화로 코미디의 새로운 흥행역사를 함께 쓰게 된 행운아임은 분명하지만, '수색역'을 돌아보면 그 행운이 그저 운좋게 행운이 굴러들어온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달까.
"다른 극과 극의 열정이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아요. '극한직업'의 재훈이는 저와 닮았다고 말할 수 있는 반면, '수색역'에선 내면 깊은 곳 어디에 있을 법한 자아를 꺼내서 연기하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앞으로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요."
공명의 차기작은 이미 정해졌다. 남자 기생이란 소재가 눈길을 끄는 사극 '기방도령'이다. 명문가 선비가 되어 웃음기 쪽 뺀 다른 모습을 그려보일 예정이지만, 혹시 모른다. 그 역시 '극한직업'의 다른 선배들처럼 웃기고 싶다는 욕구에 빠져들지. '극한직업'을 통해 관객을 웃기는 짜릿함을 처음 실감했다는 공명의 목표는 그저 '극한직업' 무대 인사를 좀 더 오래 다니고, '기방도령'을 잘 촬영하는 것. 늘 그저 "조금 더 열심히 하자"고 다짐한다는 젊은 배우의 에너지는 오래도록 기분좋은 여운을 남겼다.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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